서울 관악구가 사흘간 고려시대의 마을로 변신한다.
관악구는 10월 17~19일 낙성대공원 일대에서 귀주대첩 승전 1000주년을 기념한 ‘관악 강감찬축제’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관악구는 강감찬이 태어나고 성장한 고장이다. 강감찬 생가터와 기마 동상 등 강감찬 관련 기념물과 낙성대 3층 석탑, 안국사 등 고려시대 유적을 품고 있다.
올해 축제는 귀주대첩 승전 1000주년을 기념해 규모를 확 키운 게 특징이다. 기존 이틀 간 열리던 축제기간도 3일로 늘리고, 개막식을 낮에서 저녁 시간대로 바꿨다. 구비 3억원과 국·시비 2억200만원을 투자한다.
축제에선 고려의 역사와 귀주대첩 주역인 명장 강감찬 장군을 재조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용호군(고려 친위부대) 국자감(고려 국립교육기관) 시전(고려 대표 상업지역) 벽란도(국제 무역항) 등 고려시대의 기관과 마을, 시대상 등을 재현한다. 용호군에서는 활쏘기 말타기 등 무(武) 체험 프로그램, 국자감에서는 강감찬 오행시 대회 등 문(文) 체험 프로그램, 시전에서는 고려청자 만들기 등 고려생활 공예 프로그램, 벽란도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1000주년을 기념한 특별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구민 1000명으로 구성된 구민합창단이 공연을 펼친다.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귀감이 되는 구민 6명(성인 3, 어린이 3)을 ‘관악의 강감찬 장군’으로 선발해 퍼레이드 선두에 세운다. 강감찬 탄생 및 귀주대첩 전승 스토리를 최신 영상기술을 활용해 보여주는 ‘미디어 파사드쇼’와 ‘북두칠성 레이저쇼’를 선보인다.
절정은 19일이다. 1019년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강감찬 장군의 출병식을 기리는 거리 행진, 팔관회 재현, 판소리 역사토크쇼, 청소년 귀주대첩 마당극, 별·별 자치한마당 등이 열린다. 3일간의 축제 대장정은 전 국민과 외국인 관광객까지 참여하는 ‘관악 강감찬 가요제’와 화려한 불꽃놀이로 막을 내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귀주대첩 전승행렬 거리퍼레이드’는 주민 1500여명이 참여해 관악구청→강감찬대로(남부순환로)→낙성대까지 1.8㎞를 행진한다. 주민들은 고려군사, 거란족, 송나라 무역상, 농부 등으로 변장한다. 행사 기간 중 관악로, 강감찬대로, 낙성대로 등 일부구간의 차량통행은 제한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관악 강감찬축제는 고려사를 재조명하는 가슴 벅찬 잔치”라며 “이번 축제를 기점으로 ‘강감찬 도시 관악’을 전국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