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지만 남성도 유방암에 걸린다. 대부분은 자신이 유방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하지만 남성 역시 여성처럼 유선(젖샘) 조직을 갖고 있다. 단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을 뿐이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유방암에 관심이 낮아 암이 생겨도 늦게 발견하기 십상이고 암세포가 가슴근육(흉근), 피부로 침범하는 경우가 많아 경과가 나쁘다.
30일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남성 유방암은 2010년 이후 매년 60~70명씩 신규 발생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16년의 경우 92명의 남성이 유방암에 걸렸다.
남성이라도 한쪽 가슴에 통증이 없는 혹이 만져지고 유두(젖꼭지)에 피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 혹은 주위 피부에 궤양이 생기면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또 겨드랑이 림프절이 비대해지거나 유두가 푹 꺼지거나 가슴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남성 유방암의 원인은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불균형을 꼽을 수 있다. 남성 호르몬에 비해 여성 호르몬 비율이 높아질 경우 유방암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또 ‘브라카(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남성은 고위험군이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병원장은 “유방암학회 조사결과 일반 남성이 평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0.1%에 불과하지만 BRCA1유전자 변이를 가진 남성은 평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7~8%, BRCA2 변이를 지닌 남성은 1.2%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성염색체 이상질환인 클라인펠터증후군 환자는 유방암 발생 위험이 일반 남성보다 20~50배 높다. 성전환이나 질병 치료 목적으로 여성 호르몬을 투여하거나 전립선암 치료 약물(항안드로겐 제제) 역시 남성 유방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 병원장은 “유방암과 증상이 유사한 여성형 유방증(여유증)의 경우, 유두에서 피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 함몰, 피부 궤양 등은 동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유증 자체가 남성 유방암 위험을 높이지는 않는 걸로 알려져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남성도 유방암 걸려… 매년 60∼70명 발병
입력 2019-10-01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