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날, 음악의 세계로 초대

입력 2019-10-01 04:03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포스터.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제공

매년 10월은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 봇물을 이루는 시기다. 많은 이들에게 청명한 가을날 잔디밭 앉아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듣는 일은 ‘가을의 로망’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역시 개성과 전통을 자랑하는 음악 축제가 잇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음악팬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로는 재즈를 첫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4~6일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서 열리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하 자라섬)은 많은 재즈 애호가가 기다리는 무대다.

재즈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 자라섬이 처음 열린 건 2004년. 자라섬은 매년 최정상급 뮤지션을 초청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 페스티벌이 동원한 누적 관객은 200만명이 넘는다.

올해 자라섬에도 내로라하는 재즈계의 스타들 공연이 예정돼 있다. 특히 세계적 트렘펫 연주자인 테렌스 블랜차드의 무대가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재즈의 고향으로 통하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난 그는 기존의 작법을 거부하는 작곡 실력과 완벽한 연주력으로 재즈계의 혁명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그에 대해 “거대한 통찰력을 지닌 작곡가”라고 평가했다. ‘제2의 스티비 원더’로 불리는 매튜 휘태커, 5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최고의 빅밴드 ‘더 대니쉬 라디오 빅밴드’의 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19~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하 GMF)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2007년부터 매년 가을 열리고 있는 GMF는 국내 실력파 뮤지션을 한자리에 모으는 역할을 하면서 가을을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올해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데이브레이크 잔나비 페퍼톤스 몽니 등 개성 넘치는 음악으로 저마다 막강한 팬덤을 구축한 뮤지션 50팀이 출연한다.

자라섬과 GMF 외에도 눈길을 끄는 뮤직 페스티벌은 한두 개가 아니다. 5~6일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오프 루트 페스트’가 대표적이다. 젊은 음악팬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인 힙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페스티벌에는 다이나믹 듀오, 박재범, 사이먼 도미닉, 그레이 등 요즘 가요계에서 가장 ‘핫한’ 뮤지션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