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면서 벽 허물고 자연스럽게 복음 전해”

입력 2019-09-30 00:04 수정 2019-09-30 15:03
‘제1회 다민족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우즈베키스탄팀 선수들이 28일 결승 직후 환호하고 있다. 서울 강남중앙침례교회가 개최한 이 대회는 경기도 양평 교회 수양관에서 열렸다. 강남중앙침례교회 제공

서울 강남중앙침례교회(최병락 목사)는 28일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교회 수양관 잔디구장에서 ‘다민족 월드컵’을 개최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 대회는 축구를 통해 국내 거주하는 다민족 이민자들에게 다가가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아이디어는 최병락 목사가 냈다.

그는 “(나도) 미국에 살면서 마이너였고 인종차별도 받았지만, 우리의 진짜 고향은 천국이니 모두가 마이너”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선교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지만, 이제 우리나라로 들어온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면서 “우리 역할은 그들이 복음을 ‘듣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월드컵엔 다민족 유학생 5팀, 다민족 근로자 5팀이 참가했다. 총 10팀이지만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이 다양한 국적으로 꾸린 연합팀이라 참가 선수들의 국적은 우간다 네팔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몽골 등 20개국이었다. 친구와 가족도 함께해 수양관을 찾은 외국인은 200명을 넘었다.

경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루 만에 예선부터 결승까지 치러야 해 경기 시간을 조절했다. 예선, 결승은 전·후반 각각 20분씩, 본선은 각각 15분씩 치렀다.

현장에선 500여명의 성도 봉사자들이 선물 배부와 식사, 바자까지 모든 걸 진행했다. 참석하지 못한 성도들은 헌금과 선물 및 기도로 후원했다. 그러나 성도들이 이들에게 가장 주고 싶은 선물은 따로 있었다. 바로 ‘예수’였다.

행사 집행을 담당한 김승호 장로는 “축구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따듯한 사랑을 전하면 복음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들 것”이라며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회의 다음 목표는 이 대회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규모로 키우는 것이다. 다른 교단이나 교회와의 연합도 추진 중이다.

참가한 이들의 반응도 좋다. 인하대 기계공학과에 유학 중인 말레이시아인 무함마드 이크말(23)씨는 “내년에도 또 오고 싶다. 민족도 언어도 종교도 달랐지만, 축구로 교제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우간다에서 유학 온 가천대 글로벌경영학과 학생 쏘니 무테비(26)씨도 “한국에 온 지 2년 됐는데 이런 행사는 처음”이라며 “맛있는 음식과 선물도 좋았지만, 한국 사람의 친절에 고마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양평=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