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범법자 나가라”… 조국 호된 국회 신고식

입력 2019-09-27 04:08
국회 대정부 질문을 위해 26일 본회의에 참석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연단에 올라 신임 국무위원 자격으로 인사할 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일제히 뒤돌아 앉아 있다. 조 장관이 인사말을 하는 동안 한국당 의원들은 “범법자, 이중인격자, 내려가”라고 외쳤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로 조 장관을 격려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은 ‘조국 법무부 장관 2차 청문회’였다. 정치 분야 질문을 하는 날이었지만 야당 의원은 대부분 시간을 조 장관 의혹을 캐묻는 데 할애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이 인사할 때 의자를 돌려 앉고, 답변하는 내내 야유를 퍼붓는 등 조 장관을 국무위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26일 처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조 장관이 신임 국무위원으로서 인사하려고 연단에 오르자 본회의장은 난장판이 됐다. 한국당 의원들이 “범법자” “이중인격자” “나가라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조용히 하라”고 맞서면서 박수로 조 장관을 격려했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가장 먼저 공격수로 나섰다. 권 의원은 조 장관을 ‘장관’이라 부르지 않고 ‘법무부를 대표해서 오신 분’ ‘조 후보자’ ‘전 민정수석’이라고 불렀다.

권 의원은 조 장관이 서울대 법대 교수 시절인 2011년 4월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보석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조 장관이 1994년에 태광그룹 산하 재단으로부터 장학금과 생활비 15만 달러를 받아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유학한 점도 문제 삼았다.

권 의원은 “앞에서는 재벌을 비판하면서 비리 재벌의 대명사인 태광그룹 회장의 석방을 탄원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인간적인 도리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은 “전형적인 불일치에 위선, 이중성의 결정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해충돌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날 국민권익위원회는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가 수사를 받고 있는 경우 법무부 장관과 배우자 사이에 직무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에 관해 묻자 조 장관은 “제 가족 수사에 대해 일절 지휘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은 없다고 보지만 권익위의 의견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 아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조작 의혹을 물었다. 주 의원이 “조 장관의 PC 하드디스크에서 왜 인턴십 증명서가 나왔느냐”고 따지자 조 장관은 “제가 센터 소속 교수였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추측한다. 저는 증명서를 신청하거나 만든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질문석에 서자마자 “조 전 민정수석께서는 무슨 염치로 국무위원석에 앉아 계시느냐. 뻔뻔하다”고 비난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대정부 질문 직후 의원총회에서 “주 의원이 어떤 경로를 통해 (조 장관과 검사의 통화 사실을) 들었는지 궁금하다”며 “조 장관이나 부인이 이야기해줬을 리는 없고, 압수수색을 허락한 사람 중 한 명이 통화한 사람이거나 그랬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피의사실을 알려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내통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이가현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