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미국과 겨루는 G2(주요 2개국·미국과 중국)로서의 국력과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베이징 다싱국제공항이 건국절 행사를 목전에 두고 정식 개항했고, 경항공모함으로 사용 가능한 최신예 강습상륙함이 처음 진수됐다. 중국 최대 석유 시추 플랫폼이 남중국해에서 작업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사상 최대 규모의 국경절 열병식에서는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이 공개될 수도 있다. 대내외 악재로 어려움에 처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민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2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세계 최대 규모로 완공된 베이징의 다싱국제공항에서 정식 개항 선포식을 갖고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재차 역설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불가능한 것들을 하나하나 이뤄냈고, 믿기 어려운 기적을 만들어냈다”며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몽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싱공항은 4500억 위안(약 75조원)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로 2014년 12월 착공한 뒤 5년 만에 완공돼 이날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봉황이 날개를 편 형상의 다싱공항 터미널의 건축 면적은 140만㎡로 단일 공항 터미널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현재 4개인 활주로는 향후 7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다싱공항은 2021년 연간 4500만명, 2040년 1억명의 승객을 수용할 예정으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이 될 전망이다.
신화망 등은 이날 중국군이 미군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에 맞먹는 최신예 4만t급 075형 강습상륙함 1번함을 상하이 후둥 조선소에서 처음 진수시켰다고 보도했다. 075형은 시험항해를 거쳐 내년 정식 취역할 예정이다. 중국군은 2025년까지 수직 이착륙기와 헬기를 탑재한 075형 강습상륙함 4척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075형은 길이 250m, 폭 30m에 시속 30노트로 항해할 수 있으며 전 세계 어떤 곳에서도 합동 상륙작전이 가능하다.
사거리가 1만2000∼1만5000㎞의 ICBM 둥펑-41을 열병식에서 공개할지도 관심거리다. 둥펑-41의 타격 범위는 미국 본토까지 포함하고 있다. 차이즈쥔 열병식영도소조 부주임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둥펑-41 등장 여부에 대해 “아직 열병식까지는 1주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 모두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경절 열병식은 육·해·공군과 로켓군 등 장병 1만5000여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차이즈쥔 부주임은 “군용기 160여대와 군사 장비 580대를 선보이며 1300여명의 연합군악대도 참가한다”고 밝혔다. 최초로 여성 장성 2명도 사열에 나선다.
남중국해에 석유 시추 플랫폼을 가동한 사실도 공개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위챗 계정 ‘창안젠(長安劍)’은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에 설치된 중국 최대의 석유 시추 플랫폼인 ‘해양석유 982’가 지난 21일 현재 수심 3000m에서 원유를 찾기 위한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양석유 982는 수심 5000m까지 시추할 수 있다. 창안젠은 “남중국해의 해저에는 중국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3분의 1이 있다”면서 “제2의 페르시아만이라고 불릴 만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