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허리’ 40대 일자리 수난… 늘어난 자리 절반이 60대 차지

입력 2019-09-27 04:04

한국 경제의 ‘허리’가 휘고 있다. 40대의 일자리에 3분기 연속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가 증가세인데 유독 40대 일자리만 계속 줄고 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0대 일자리는 458만9000개로 1년 전보다 2만개 줄었다. 지난해 3분기(-2만6000개)와 4분기(-2만6000개)에 이어 3분기 연속 감소세다. 이와 달리 전체 일자리는 늘었다.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1%로 가장 높은 40대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배경에는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 악화가 있다.

올 1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824만8000개로 1년 전보다 50만3000개 증가했다. 60대 일자리는 28만2000개 늘어 전체 증가분의 절반을 넘어섰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정부의 재정 일자리정책 영향으로 보건·사회복지 등에서 50대와 60대 이상의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20대 이하와 30대 일자리도 각각 3만9000개, 1만5000개 증가했다.

여성 일자리가 남성 일자리보다 더 많이 늘어나는 추세도 이어졌다. 1분기 남성 일자리는 13만6000개 증가했고, 여성 일자리는 36만7000개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도 남성 일자리가 7만5000개 증가할 때 여성 일자리는 28만3000개 늘었다.

이는 정부의 일자리사업 영향을 받는 보건·사회복지 분야, 공공행정 분야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고 있는 흐름과 관련이 깊다. 보건·사회복지 분야 일자리는 17만3000개, 공공행정 일자리는 7만3000개 증가했다. 이에 비해 건설업 일자리는 5만6000개 줄었다. 지난해 3분기(-11만3000개)와 4분기(-9만6000개)보다 낙폭은 줄었지만, 감소세가 이어졌다.

전체 일자리에서 23.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에선 업종별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통 업종이던 섬유(-6.8%) 전동기(-5.7%) 자동차(-4.1%) 분야 일자리는 감소했고, 1차전지 및 축전지(13.8%), 항공기·우주선(7.5%) 분야 일자리가 늘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