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52)] 예장통합 남북한선교통일위 최영웅 목사

입력 2019-09-27 00:02
최영웅 목사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본부에서 한국교회가 평화의 중재자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남북통일을 위해 교회는 평화의 사도가 돼야 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평화의 중재자가 돼야 합니다. 이게 바로 교회에 맡겨진 시대적 책임입니다.”

최영웅 목사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본부에서 통일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이 크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최 목사는 예장통합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실무책임자다. 그는 15년 동안 예장통합의 대북 사역 최전선에서 실무를 맡은 ‘북한통’이다.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과 노무현정부의 평화번영정책으로 남북 사이에 훈풍이 불던 2004년 남북선교통일위원회 실무자로 부임한 최 목사는 이후 남북 관계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가운데서도 현장을 지켰다. 그 기간 위원회는 보수적 교단의 교회들과 함께 북한선교를 위한 좁은 길을 열어왔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통일교육도 시작했다. 급변하는 남북 관계 속에 교회를 지속적으로 깨울 수 있는 첩경으로 교육을 택한 것이다.

최 목사는 “위원회가 2011년부터 1년 과정의 통일선교대학원을 운영하며 600여명의 통일 선교사를 배출했다”면서 “이 과정은 목회자와 평신도에게 기독교적 통일의 방안을 깊이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대학원은 현재 장로회신학대 남북한평화신학연구소와 협력해 교육과정과 교수진을 꾸리고 있다.

북한선교 활성화를 위해 총회 산하 68개 노회 중 20여개에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도 조직했다. 노회와 총회가 남북통일과 선교를 위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위원회는 전국 교회가 참여하는 기도운동도 이끌고 있다. 2013년 ‘민족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주간 묵상집’을 시작으로 ‘70일 특별기도운동 자료집’(2015) ‘세계기도운동 자료집’(2016)을 잇달아 펴냈다.

“교회는 복음 통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위원회가 통일 교육과 기도운동에 집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위원회는 ‘북한선교’라는 소식지도 발간해 북한선교와 통일정책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통일을 위한 씨앗을 뿌린다고 볼 수 있죠.”

많은 기독교 통일운동가들처럼 그도 ‘하나님의 때’를 언급했다. “인간들의 욕심으로 한반도의 허리가 잘렸지만, 통일은 하나님의 때가 돼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때가 되면 닫힌 문이 활짝 열릴 겁니다. 교회는 ‘점-선-면’으로 이어지는 관계의 확장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점에서 시작한 남북 관계가 결국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는 요즘 남북의 자유로운 왕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나뉜 땅을 합치기에 앞서 갈라진 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남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미래를 상상해 보세요. 생각만 해도 벅차지 않나요. 이를 위해 기도합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