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인간관계로 늘 힘들었던 날들… 주께 맡기고 말씀대로 살자 ‘화평’

입력 2019-09-30 00:01

인자한 아버지는 하나밖에 없는 딸이라고 나를 무척 예뻐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던 아버지가 날씨가 덥다며 부엌에 돗자리를 깔고 누운 것이 내가 본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다. 열 한 살에 큰 상처를 입은 나는 말도 잃고 우울하게 지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오라고 손짓하는 꿈을 자주 꿔 무섭다며 이사를 했다. 단칸방에서 치매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외할머님과 함께 지냈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은 옷에서 똥 냄새가 난다며 나를 피했고 자신감을 잃은 나는 학교 가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러다 농업계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선생님들께 인정받기 시작했다. 도 교육청 주최 발표 대회에 나가 수상했고 공부도 잘해 장학금도 받았다. 그러나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어느 날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너무 멋있어서 1년 반 연애 끝에 결혼했다. 신앙을 갖고 싶다는 남편을 처음 성당에 데리고 갔는데 남편은 다른 학원 운전기사가 몸이 무척 불편한데도 너무 기쁘게 산다며 한마음교회에 가자고 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항상 짜증만 내던 남편이 어느 날부터인가 기쁨이 넘쳤다. 하기 싫어한 택시 운전을 신나게 하며 손님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시간이 지속하자 ‘남편과 나는 다른 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이 꺼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남편을 누군가에게 빼앗긴 것 같았지만 남편이 만난 예수님을 나도 꼭 만나고 싶었다.

어느 예배 때 목사님의 ‘전능자가 세상에 오셨다 가시면서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놓으셨다’는 말씀에 귀가 번쩍 열렸다. 그러나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내 모습을 보니 너무 답답했다. 어느 날 남편이 예배 때 들었던 재미있는 간증 얘기를 해 주었다. “나중에 천국 문 앞에 서면 천사장이 서 있는데 뭐라고 하며 천국 문을 열어달라고 하시겠어요? 하나님께서 천사장에게 두 가지 비밀번호를 가르쳐주시고 그 답이 아닌 답을 말하는 사람은 절대로 열어 주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그 두 가지 답이 뭔지 아시겠어요?” 그리고 남편은 똑같이 내게 질문했다. 나는 자신 있게 하나는 ‘부활!’이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남편의 얼굴이 좀 이상해졌다. ‘이게 아닌가’ 하며 ‘회개? 복음? 주 되심?’ 등 마구 얘기했다. 그때 나의 모든 것은 지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하나님에 대해 아는 것을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자매님이 역사 부도를 보여주며 예수님이 역사적 인물임을 알려 주었다. 그동안 부활은 예수님이 죽었다가 사셨다는 거로만 생각했는데 사도행전의 말씀처럼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주신 증거였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하나님이셨다. 정말 ‘요나의 표적!’밖에는 없었다. 예수님이 나의 주인인데 내가 주인 돼 고개 꼿꼿이 세우고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일회용처럼 대했던 그 죄를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예수님을 만났다.

그 후 더 말에 따라 눌리지 않고 상황과 환경에 흔들리지 않았다. 관공서 계약직으로 일을 하는 것이 늘 속상했는데 그것도 너무 감사했다. 3개월 후 평소 원하지 않던 새로운 곳으로 옮겼지만 기쁘게 직장생활을 하며 주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어느 날 인간관계로 고민이 많은 직원에게 ‘네가 주인 돼 네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힘들어! 이제는 염려를 주인이신 예수님께 모두 맡기고 그분 말씀대로 살면 돼!’ 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결국 ‘언니 고마워!’ 하며 환한 얼굴로 변했다.

모든 것이 꿈만 같다. 지금도 가끔 전도지를 들고 남편과 노방전도를 나간다. 말에 눌리고 상황과 환경에 흔들리며 살았던 지난날에서 벗어나 주님의 말씀에만 순종하는 삶을 살게 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한순옥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