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김태영 목사)은 25일 경북 포항 기쁨의교회(박진석 목사)에서 사흘째 총회를 열고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애초 이르면 이날 오후 수습안이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논의에 시간이 걸려 총회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 안을 공개하고 토론 없이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김태영 총회장은 “7인의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이 모였는데 아직 의논이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원래 총회가 26일 정오까지 예정된 만큼 마지막 날 표결을 하겠다. 내일 오전 전부 출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회장은 채영남 전 총회장(광주노회), 권헌서(경안노회, 헌법위원) 이현범(광주노회) 장로, 김성철(서울서북노회, 규칙부원) 김홍천(강원동노회) 이순창(평북노회) 최현성(충북노회) 목사를 7인 위원으로 위촉했다.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를 맡았던 채 전 총회장을 비롯해 교단 헌법 및 규칙 전문가와 함께 지역 노회별 대표로 구성됐다.
총회는 또 세습금지법을 폐지하거나 개정해 달라는 안건을 1년간 더 연구하기로 했다. 세습금지법의 유명무실함을 들어 삭제해 달라고 한 진주남노회와 서울동북노회 등의 헌의안과 대구동노회의 보완 요청 헌의안을 한데 묶어 헌법위원회에서 시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예장통합은 여전도회관 특별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직전 서기인 김의식 서울 치유하는교회 목사는 “여전도회관 관리 문제와 관련, 감사위원회와 임원회의 보고가 상충돼 104회기 동안 평신도위원회와 임원회를 통해 협의체를 만들어 문제해결 방안을 조사하고 다음 총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에 있는 여전도회관은 지하 4층, 지상 14층 건물로 1984년 미국 장로교 선교 부지를 기부받아 여전도회전국연합회를 비롯한 회원들의 헌금과 기도로 건축됐다. 여전도회관 소유권은 총회 유지재단에 소속돼 있으며 85년 관리처운영이사회가 설립돼 건물관리를 해 왔으나 최근 이연옥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명예회장의 이사직 퇴진으로 분쟁을 겪고 있다.
예장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은 격론 끝에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교류를 유지키로 했다. 총회 신학부는 24일 총신대 신대원 교수 5인이 지난 회기 동안 연구한 결과를 소개하며 “WEA가 예장합동이 추구하는 신학적 입장과 크게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총회대의원(총대)들은 격렬한 찬반 논쟁을 펼쳤다. “포용주의를 허용하며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WEA와 가까이하면 복음주의 신앙이 변질될 위험이 크다”는 주장과, “WEA와 WCC의 관계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오해를 낳았다. 국내 최대 교단이며 국제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는 예장합동이 고립주의로 가선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섰다. 총회는 결국 전자투표를 통해 신학부 보고에 찬성하는 총대가 537표, 반대하는 총대가 448표를 얻어 WEA와의 교류를 단절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어진 보고에서는 6개 기독교 단체의 설립 목적과 성격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앞으로 성서한국 기독연구원느헤미야 교회개혁실천연대 청어람에 참여 및 활동을 원하는 예장합동 소속 성도는 담임목회자와 당회의 지도를, 좋은교사운동과 복음과상황에 대해서는 활동에 참여해 선한 영향력을 줄 것을 각각 당부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주요 안건 중 하나였던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매각에 대해 또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실행위원회에 판단을 맡겼다. 기장은 아카데미하우스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감정평가사 등 관련 전문가를 추천해 매각과 직영으로 발생하는 손익을 따진 뒤 실행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학교법인 한신학원 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거제시 토지개발 문제를 두고도 격론이 벌어졌다. 한신학원 이사회는 최근 전 이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최기영 기자, 포항=우성규 기자, 부안=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