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배당주 투자 한번 해볼까?

입력 2019-09-26 04:02

글로벌 ‘초(超)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배당 수익률’이 크게 오르면서다. 통상 배당 수익률이 연 3% 이상인 종목을 배당주로 분류한다. 예금 이자가 연 2%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투자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배당 수익률뿐 아니라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옥석’을 가리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국채 금리보다 코스피시장의 평균 배당 수익률이 더 높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채 3년물 금리는 25일 1.304%로 마감했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1.5%대 밑에서 맴돌고 있다. 반면 코스피시장의 배당 수익률은 2.5% 수준으로 국채 금리보다 약 1.2% 포인트 높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의 배당 수익률과 국채 금리 차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신흥국 중에서도 대만 다음으로 높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의 배당주 매수세도 거세다. 기관은 지난 7월 말 이후 국내 증시에서 약 4조4000억원을 사들였는데, 같은 시기 외국인 투자자는 2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포인트가 엇갈린 건 금융주를 위주로 한 배당주였다. 특히 은행주는 실적이 나쁘지 않음에도 주가가 연일 떨어지며 배당 수익률이 연 3~5%대에 이른다. 대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 0.35배에 그치며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들어섰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외국인보다 더 많이 사들인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종목은 주로 금융주다. 배당 수익률이 연 3% 이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들 종목은 기업가치 대비 주가(밸류에이션)가 낮고 연말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한동안 배당주의 성과가 쏠쏠할 것으로 내다본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수익률이 국채 금리를 상회하기 시작한 지난해 중순부터 배당주들이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길어질수록 금융 관련 업종의 실적은 떨어질 수 있다. 생명보험 업종은 저금리에 실적 경쟁이 겹치면서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4%나 하락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높은 배당 수익률만 추구하기보다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꾸준한 배당 성향 등을 분석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