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도쿄올림픽 남북 공동 출전 2032 하계 올림픽 공동 유치 의사 전달

입력 2019-09-26 04:04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를 향해 한반도 평화 여정에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다. 총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도 문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공동 진출과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림픽 정신인 평화와 화합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의 공동 번영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유엔본부에서 바흐 위원장을 접견하고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되돌아보면 대회가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안전이나 진행을 우려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사상 가장 많은 나라들이 참가하고, 또 사상 가장 많은 선수들이 참여한 대화합의 장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참가해 남북한의 동시 입장이 이뤄졌고, 또 일부 단일팀이 이뤄짐으로써 가장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이 됐다. 그리고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로 이어지는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시작해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이 화합의 장이 되고 동아시아의 공동 번영을 이끌어나가는 성공적인 대회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함께 노력하고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평창에서 시작된 평화의 열기가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으로 이어져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로 완성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흐) 위원장님과 IOC에 부탁을 드린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과 일본의 갈등 와중에도 도쿄 하계올림픽이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에 맞서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지만 문 대통령은 올림픽과 외교는 분리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흐 위원장은 “한반도 평화와 이해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또 IOC의 사명이기도 하다”며 협력을 약속했다. 바흐 위원장은 특히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그런 평화로운 올림픽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올림픽이 정치화되지 않고 IOC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될 때만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바로 이러한 메시지가 제가 지난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발신했던 메시지”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이 올림픽 비(非)정치화를 강조한 것은 문 대통령이 올림픽을 ‘화합의 장’으로 만들자고 제안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뉴욕=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