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돌려야 할 때다. 저성장은 이제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등장했고, 글로벌 보호무역 흐름은 거세다. 한국 경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신남방(아세안+인도) 벨트’에 주목한다. 신남방벨트가 새 성장엔진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든든한 지렛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민일보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 컨벤션홀에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향해-미·중·일 넘어 신남방벨트로’를 주제로 ‘2019 국민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꼭 두 달 뒤인 11월 25일 부산에서 막을 올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한·메콩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려 의미를 더했다. 특히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남할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포럼 기조강연을 맡은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주형철(청와대 경제보좌관) 위원장은 “신남방벨트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함께 역동성을 지닌 거대한 소비·유통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2006년 체결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있지만 아세안 개별 국가와의 양자 FTA가 중요하다. 현재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남방 국가들이 미래 성장산업 육성에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4차 첨단 산업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사단법인 한국동남아연구소 박사명 이사장은 “한국이 동북아 중심적 사고방식을 탈피해 동남아시아, 나아가 신남방벨트를 포괄하는 세계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로 주제발표를 한 대외정책연구원 권율 선임연구위원은 “신남방벨트가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지만, 일방적 교역을 탈피해야 한다. 개발협력 등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지속 가능한 상생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포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관·재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수출입과 투자, 관광 등 모든 교류가 특정 국가로의 편중은 위험하다”면서 “신남방과의 교류는 매우 절실한 과제이며, 신남방 정책을 더 힘차게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