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미래포럼] “동북아 중심 세계관서 벗어나 동아시아 공동체로 눈 돌려야”

입력 2019-09-26 04:04
박사명 한국동남아연구소 이사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에서 ‘왜 신남방인가-평화의 새로운 가교’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한국은 이제 편협한 동북아 중심 세계관을 깨부수고 동남아시아를 포괄하는 동아시아 공동체로 나아가야 합니다.”

박사명 한국동남아연구소 이사장은 25일 국민미래포럼에서 신남방의 외교·안보적 중요성을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했다. 박 이사장은 “한국인의 99.999%가 가지고 있는 동북아시아 중심적 세계관이 문제”라고 전제한 뒤 “신남방은 역내 평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차원에서도 고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럼 1세션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 이사장은 “지난해 (국내 정치권의) 좌파가 중국으로부터 오른쪽 뺨을 맞았고, 올해는 우파가 일본에 왼쪽 뺨을 맞고 있다”며 “이것이 동북아 개념에 갇힌 한국의 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상호 간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동북아 정치문화 지형도가 우리의 눈을 신남방으로 돌려야 할 중요한 이유라는 설명이다.

박 이사장은 “동북아 3국은 서로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부정적인 반면 한국에 대한 대다수 아세안 국가의 신뢰도 긍정평가가 50% 이상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차원의 경제적 상호의존 구조는 이미 확고한 상황이기에 외교·안보 측면에서 역시 ‘동아시아 통합권’ 추구를 통해 복합적 전략 우위를 가져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동아시아의 외교·안보적 갈등구도에 대한 모든 고민은 결국 ‘중국의 대두’와 맞닿아 있다. 현재 세계 2위의 군비 지출국인 중국은 미국과 격차를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으며 국제 미래예보시스템(IFS)을 적용한 허핑턴포스트 전망에 따르면 2040년이 되기 전 미국과 중국의 군비가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이사장은 “군사적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동북아 내 중국에 대한 세력균형을 맞추기란 불가능하기에 여전히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소한 동남아, 더 나아가 인도까지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북아와 동남아의 전면적 통합을 공간적 전략으로 삼아 이를 가속·심화해 나가는 것이 안보·경제·문화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한국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