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개칠 할 수 없는 존재의 꽃/ 서로 다른 향내를 지녔다.’ 정진규 시인이 말했듯, 얼굴은 어쩔 수 없이 인물의 인품과 감수성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최초의 신소설 작가 이인직부터 당대 최고의 인기 소설가 김훈에 이르기까지 문인들의 얼굴을 초상화로 만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 종로구 영인문학관의 ‘문인들의 얼굴 이야기-문인초상화展’이 27일 개막했다. 근대부터 지금까지 우리 문단을 수놓은 문인 137명의 초상화가 전시된다.
최남선 이광수 주요한 김동인 김광균 윤동주 나혜석 노천명 등 한국 근현대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소설가 68명과 시인 69명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초상화로 옮긴 미술 작가들도 화단의 주요한 이들이다. 변종하 장욱진 서세옥 천경자 김구림 등 특유의 필법으로 시인과 소설가들의 내면을 잡아냈다. 오수환은 표현주의적 붓질로 고뇌하는 지식인 윤동주를 표상했다. 천경자가 그린 노천명의 얼굴에는 여성적 감수성이 배어나온다.
예술가 초상을 주제로 영인문학관이 연 네 번째 전시회로, 11월 15일까지 거의 두 달간 이어진다. 전시 기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작가와 만남’을 주제로 이종상 화가, 신달자 시인, 김주영·박범신 소설가 등의 강연도 진행된다.
관람료는 성인 6000원, 학생 4000원.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