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미국 공동연구진, 인체 조직 3차원 게놈 지도 해독

입력 2019-09-24 19:05
정인경(왼쪽)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와 이정운 박사과정.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미국의 공동 연구진이 인체 조직의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에 성공했다. 각종 복합 질환의 기전을 규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KAIST는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와 미국 루드윅 암연구소(Ludwig Institute of Cancer Research) 빙 렌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인체 조직의 3차원 게놈 지도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자가면역질환 등 복합 질환은 질환과 관련된 중요한 유전변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놈은 유전자를 발현하는 ‘전사 지역’과 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인 ‘비전사 지역’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유전변이는 DNA가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 비전사 지역에 존재한다. 때문에 DNA 서열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단순한 유전체 연구만으로는 게놈의 모든 기능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체 내 27개 조직을 대상으로 게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하기 위한 ‘표적 염색질 3차 구조 포착법(promoter-capture Hi-C)’이라는 신규 실험 기법을 활용, 고해상도의 3차원 게놈 참조 지도를 작성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기능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던 2만7000여개 이상의 질환과 연관된 유전변이 기능을 예측했다.

정 교수와 렌 교수가 공동 교신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9월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정 교수는 “이번 게놈 구조 해독은 퇴행성 뇌 질환을 포함한 각종 복합 질환의 신규 기전 규명 및 표적 발굴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