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24일 도청 동락관에서 ‘2019 종가포럼’을 개최했다. ‘근·현대를 이어온 종가(宗家)의 전통’이라는 주제로 12번째 개최된 포럼에는 도내 종손·종부는 물론 유림단체, 학계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지난해까지 ‘나눔과 포용’을 주제로 종가의 전통문화를 알리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일제강점기와 해방의 격동기를 거치며 국권 회복과 가문 재건을 위해 헌신해 온 종가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전시행사에서는 독립운동에 헌신한 종가의 자료 50여 점이 선보였다. ‘독립운동에 앞장 선 명가(名家)의 후예들’이라는 주제로 한국국학진흥원과 경북독립운동기념관, 각 종가에 소장돼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들이 전시됐다.
특히 3·1만세운동과 8·15광복 기념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는 2점의 태극기 원본이 최초 공개됐다. 3·1만세운동에 쓰인 태극기는 오회당(五懷堂) 남상룡(南相龍·1887~1955)이 1919년 안동군 임동면에서 만세시위에 사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광산김씨 탁청정공파(濯淸亭公派) 문중에서 8·15해방을 기념해 제작한 태극기다. 경술국치 후 자결 순국한 안동김씨 양소당의 김택진(金澤鎭·1874~1910)과 학봉종손인 파락호 김용환(金龍煥·1887~1946)의 유품, 그리고 심산 김창숙(金昌淑·1879~1962)선생의 친필 병풍도 함께 공개됐다.
기념행사에선 상해와 항주 임시정부 답사를 다녀온 차세대 청년(대학생) 선비들이 독립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되짚어 보는 다큐영상이 상영됐다. 또 ‘경북-경기 종가 간 MOU’를 체결해 향후 전국적인 종가문화협의체 구성에 한걸음 다가섰다. ‘일제 강점기 종가의 독립운동과 21세기 사회적 역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학술행사에서는 김희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과 김준혁 한신대 교수가 강연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북도는 앞으로 종가문화 네트워크 구축과 더불어 종가문화를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로 육성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