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스포츠 판을 뜨겁게 달군 ‘리그 오브 레전드’ 서머 시즌이 지난달 마무리됐다. 이제 1년 농사 중 추수철에 해당하는 국제 대회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만이 남았다. 롤드컵은 각 지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들이 한데 모여 세계 챔피언을 정하는 대회다.
올해 롤드컵은 다음달 2일(한국시간)부터 11월 10일까지 유럽 3개국에서 열린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그룹 스테이지는 독일 베를린, 8강전과 4강전은 스페인 마드리드, 결승전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는 SK텔레콤 T1과 그리핀, 담원 게이밍이 대표로 출전한다. SKT가 서머 시즌 챔피언 자격으로 1시드를 획득했다. 그리핀은 SKT 다음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둬 2시드를 얻었다. 담원은 시즌 종료 직후 진행된 지역 대표 선발전에서 킹존 드래곤X를 격파, 가까스로 막차에 올라탔다.
지난해 두 번의 국제 대회에서 무관에 그쳤던 LCK다. 국내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왕좌 탈환을 염원하고 있다. LCK의 최근 국제 대회 우승은 2017년 11월 열렸던 롤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에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과 롤드컵 트로피를 모두 중국에 넘겨줬다. 지난 5월 열렸던 MSI 대회의 우승은 유럽이 차지했다.
올해부터 LCK 3시드 팀은 대회 예선 격인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소화해야 한다. 여기서 터키, 브라질 등 군소 지역의 팀들과 맞붙는다. 지난해 국제 대회 부진의 여파다. 지난해까지는 LCK의 3시드가 상위 라운드인 그룹 스테이지로 직행하는 혜택을 받았다. 이번 해에는 중국의 3시드가 그룹 스테이지로 직행했다.
올해 롤드컵 출전팀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전통 명가와 신흥 강호의 균형잡힌 출전이 눈에 띈다. 중국에서는 대회 디펜딩 챔피언 인빅터스 게이밍과 로열 네버 기브업이 다시 한 번 나선다. 서머 시즌 챔피언인 펀플러스 피닉스는 처음 롤드컵 무대를 밟는다. 유럽에서는 G2 e스포츠와 프나틱, 스플라이스가, 북미에서는 팀 리퀴드와 클라우드 나인, 클러치 게이밍이 도전장을 던진다.
롤드컵 개인 최다 우승기록(통산 3회) 보유자인 SKT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지난달 31일 서머 시즌 우승 후 인터뷰에서 “이번 롤드컵이 (이전의) 다른 롤드컵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6년 이후로 롤드컵과 연이 닿지 않고 있는 그는 “오랜만에 롤드컵을 되찾을 기회”라면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롤드컵 일정을 시작하는 담원 ‘캐니언’ 김건부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 “준결승 진출 이상을 목표로 삼겠다. 높은 곳에서 SKT와 만나 서머 시즌의 패배를 복수하고 싶다”고 전했다. 담원은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에서 SKT에 패배, 결승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한편 서머 시즌 종료 후 펼쳐진 LCK 승격강등전에서는 하위 리그 ‘LoL 챌린저스 코리아(챌린저스)’ 소속의 APK 프린스가 승격에 성공했다. 올여름 LCK에서 0승18패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진에어 그린윙스는 벼랑 끝에서 끝내 반전을 꾀하지 못했다. 이들은 승강전에서 APK 프린스와 한화생명e스포츠에 연이어 패배, 챌린저스로 강등됐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