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가치는 ‘지속가능성’이다. 기업이 100년 이상 지속하기 위해선 핵심 역량의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하는 것 이외에도 기업의 활동 무대가 되는 사회 전반이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해야 한다.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는 이윤추구지만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기업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시장이 있어야 하고, 사회로부터 인재도 공급받아야 하는 등 사회 발전과 발전의 궤를 같이 한다.
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성도 점차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중·소 기업 간의 협력 관계 구축이 더욱 절실해졌다. 모든 소재와 기술을 국산화할 순 없지만, 핵심 역량은 내재화 해야 ‘경제 전쟁’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뒤늦게 중소기업의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스마트 공장’ 설립을 돕고 운영 노하우도 전수하려고 하고 있다. 무엇보다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정부가 공정한 룰을 세우고 이를 지키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제품을 만들 때 재생 알루미늄 등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포장도 환경 요소를 고려해 비닐,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환경 문제까지 고려하는 경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사회적책임(CSR)에서 공유가치창출(CSV)로 무게 중심이 옮겨왔다. CSR은 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소외된 이웃에 나누는 개념이 강했다. 주로 기업의 평판 관리를 위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CSV는 단순히 사회공헌활동을 넘어 사회와 좀더 적극적인 관계를 맺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IT기업은 정보화 격차 문제에 나설 수 있고, 자동차 기업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유통업체는 매장에서 근무 경험을 쌓아주고, 창업을 위한 노하우도 전수해줄 수 있다. 건설사라면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묘안을 제시할 수 있다. 각자 사업 분야에서 나눌 수 있는 것을 제공하면서 사회 전반의 안전망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은 현지에서 집, 학교, 병원 등을 지어 사회 복지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뿌리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