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향·솔잎 향 더해… 강릉 가을해변 커피 향 솔솔

입력 2019-09-25 18:28
바리스타들이 지난해 열린 ‘강릉커피축제’에서 핸드드립 퍼포먼스로 다양한 맛의 커피를 내리고 있다. 올해 강릉커피축제는 다음달 3~6일 열린다. 강릉시 제공

강릉의 가을 바다엔 특별한 향기가 있다. 청정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다 향’, 해송 숲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솔잎 향’, 해변을 은은하게 채우는 ‘커피 향’이다. 깊어가는 가을, 가을 바다의 낭만과 진한 커피 향, 솔잎 향으로 가득한 강릉의 해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선정된 강릉커피축제가 10월 3일부터 6일까지 강원도 강릉 아레나와 안목해변 일원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커피가 말하다(Voice of Coffee)’를 슬로건으로 개최되는 제11회 강릉커피축제는 올해 주빈국으로 선정된 콜롬비아를 비롯해 커피 원두 생산국의 주한 대사관과 200여개 업체(280여개 부스)가 참여해 시민과 관광객을 맞는다.

올해는 2018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가 열렸던 올림픽파크 내 ‘강릉 아레나’를 메인 축제장으로 삼았다. 커피 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 일원을 부설 축제장으로 구성해 올림픽 유산 활용뿐만 아니라 자연과 함께 즐기는 강릉커피축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강릉시는 강릉커피축제 최초로 민간 전문가인 김용덕 테라로사 대표를 민간 집행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이 축제의 전문화를 도모하고 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축제 기간에는 2019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인 전주연(모모스 커피) 바리스타, 김세윤 커피뎀셀브즈 대표, 서필훈 커피리브레 대표, 안명규 커피명가 대표 등 국내외 유명 커피 업계 대표들의 초청 강연 및 세미나도 열려 그 의미를 더한다.

강릉 아레나 실내 축제장에선 테라로사, 커피퍼커, 산토리니, 강릉커피협회 등 지역 커피 업체와 커피리브레, 빈브라더스, 카페뎀셀브즈, 커피몽타주, 센터커피, 워터킹커피로스터스, 카페미곡창고, 코알라커피공장, 더 좋은 날, 아라비카커피로스터스 등 국내 유명 커피업체가 참여하는 커피라운지가 열린다. 국내 커피산업을 선도하는 도시 강릉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세계의 주요 커피 생산국을 소개하는 행사를 신설하기로 하고 콜롬비아를 주빈국으로 선정했다. 콜롬비아뿐만 아니라 다른 6개국 커피 산지의 주한 대사관을 초청해 각국의 커피를 시음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강릉커피축제의 개막 행사인 ‘100人 100味(100인 100미) 바리스타 핸드드립 퍼포먼스’이 마련됐다. 또 전 세계 커피밸트에 속한 국가가 참여하는 ‘세계는 향기롭다’, 지역 카페들과 연계하는 ‘영수증 스탬프랠리’ 등도 열린다. 커피축제의 명성에 걸맞은 커피 관련 ‘어워드’와 커피 점토, 로스팅 등 ‘커피 관련 체험’ 등 다양한 행사도 매일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강릉시립교향악단, 전문 음악인, 시민 등이 함께 참여하는 ‘1000人 음악회’가 축제에 참가하는 관광객들을 맞는다. K-POP을 만나볼 수 있는 ‘KBS 뮤직뱅크 특집 생방송’, 국가민속문화재인 선교장의 스토리를 담은 뮤지컬 ‘배다리집 이야기’, 버스킹 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들도 축제 기간에 열린다.

K-POP 공연은 세븐틴와 트와이스, 레드벨벳, 엑소 첸, 백지영, 로켓펀치 등 국내 정상급 가수들이 망라됐다. 강릉커피축제 기간 중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열리는 콘서트로 10월 4일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오후 6시20분부터 공개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 KBS 월드채널을 통해 실시간 방송된다.

올해 축제는 지난해 높은 호응을 얻었던 ‘친환경 축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축제장 전 구역에서 일회용컵 사용이 일절 금지된다. 이에 강릉커피축제 조직위원회는 축제장을 방문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개인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지참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축제는 플라스틱컵이 없는 친환경축제로 열리면서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다. 축제 쓰레기 배출량은 2017년 15t에서 지난해 3t으로 크게 감소하는 등 친환경축제로 성공을 거뒀다.

축제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방문객은 개인 머그컵이나 텀블러 등 자신의 컵을 지참해야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다만 주최 측은 개인 컵을 지참하지 못한 방문객들을 위해 축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여 텀블러를 사전에 준비해 보증금을 받고 방문객들에게 대여할 방침이다. 대여 텀블러는 축제를 즐기고 반납하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으며 기념으로 남기고 싶으면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강릉시 관계자는 “커피축제를 통해 강릉의 매력을 널리 알려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바다향과 솔향, 커피 향이 그윽한 강릉의 가을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김한근 강릉시장
“동계올림픽 열린 역사의 자리에서 그윽한 맛 느껴보세요”


“파란 하늘과 가을 바다를 마주하며 커피와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느껴보세요.”

김한근(사진) 강릉시장은 2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축제는 ‘커피와 문화의 만남’, ‘강릉커피축제의 글로벌 축제로 도약’, ‘국내 유명 셀럽과 함께하는 강릉커피축제’ 등 3가지 테마로 시민, 관광객 여러분들과 함께하고자 한다”며 “2018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역사의 중심에서 커피의 진한 향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축제 장소의 변경을 지난 축제와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 꼽았다. 기존에는 강릉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이젠(e-zen)에서 축제를 운영해 왔으나 태풍·강우 등에 대비하고, 만성적인 주차난을 해소하고자 올해부터 강릉 아레나로 옮겼다. 그는 “강릉 아레나는 2018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장소로 올림픽 레거시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강릉 커피문화의 확산 지인 안목해변에서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정 자연 속에서 향긋한 커피를 맛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시장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친환경 축제로 진행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축제를 진행하면서 쓰레기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김 시장은 “올해 축제에서는 커피 찌꺼기를 점토로 만들어 안전한 놀이감으로 새활용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커피 찌꺼기에 대한 자원재활용과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방안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시장은 커피산업 선도도시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커피 생두의 직거래 시장 형성과 식품 산업과 연계한 제과·제빵, 커피머신, 커피농장 등 다양한 산업군을 형성하고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커피 공장의 산업화를 도모하고 강릉 브랜드 커피의 국내외 시장을 확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김 시장은 2019년 강릉 관광의 목표를 ‘다시 찾아오고, 머물고 싶은 힐링·휴양관광지로 거듭나는 것’으로 정했다. 그는 “강릉시는 지난해 동계올림픽을 비롯한 KTX 강릉선 개통, 다양한 관광시책의 추진으로 전년도보다 14% 증가한 관광객 1669만명이 다녀갔다”며 “올해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써 높아진 강릉관광의 이미지 효과 및 영향으로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죽헌, 경포대, 단오제, 커피축제 등 강원도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많은 문화재와 축제 그리고 정동진, 부채길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강릉을 강원도 제1의 관광도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