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혼돈의 시간, 이강인은 ‘기회의 시간’

입력 2019-09-24 04:09
이강인(왼쪽)이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가네스와의 프리메라리가 5라운드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의 저지를 뚫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펜타프레스연합뉴스

이강인이 구단주 퇴출 여론으로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발렌시아에서 묵묵히 출전시간을 늘리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강인은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가네스와의 프리메라리가 5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14분 막시 고메스와 교체 투입됐다. 팀은 1대 1 무승부를 거뒀고 이강인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올 시즌 최다인 약 3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혼란스런 팀 분위기 속에 거둔 성과다. 스페인 매체 아스에 따르면 수천명의 발렌시아 팬들은 이날 경기 전후 ‘피터 림 나가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구단주 퇴출 시위를 벌였다. 싱가포르 출신의 림 구단주가 지난 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우승 성과를 낸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전 감독을 일방적으로 경질하고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을 선임해서다. 팀 성적도 12위(1승 2무 2패)까지 쳐진 상태다.

발렌시아의 위기가 이강인에겐 오히려 기회다. 4-4-2 포메이션을 고수하던 토랄 감독 체제 하에선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이 뛸 자리가 없었다. 셀라데스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적극 활용하는 4-3-3 포메이션을 선호한다. 전술 변화는 이강인의 출전 시간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토랄 감독 밑에서 27분(리그 4경기)밖에 뛰지 못한 이강인은 새 감독 밑에선 벌써 약 53분(2경기)을 뛰었다.

셀라데스 감독도 경기 후 “이강인은 위험 지역에서 양질의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선수”라며 흡족해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