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차별금지법, 동성혼 합법화하고 인간성까지 말살”

입력 2019-09-24 00:06

제프리 벤트렐라(60·사진) 미국 ADF(Alliance Defending Freedom) 부회장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고찰’ 세미나에서 젠더 이데올로기의 위험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양성평등을 부정하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자유롭게 선택하는 사회적 성(gender)을 강조하다 보니 동성혼 합법화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인간성까지 말살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경북 포항 한동대에서 지난 21일 만난 벤트렐라 부회장은 미국 사회의 낙태와 동성결혼 합법화 역사 속에 젠더 이데올로기가 있었던 만큼 한국교회가 젠더 문제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벤트렐라 부회장은 “미국 사회는 1960년대부터 피임약이 보급되고 포르노가 확산되면서 성과 출산의 개념이 분리되기 시작했다”면서 “이후 특별한 귀책 사유가 없어도 쉽게 이혼할 수 있는 풍조가 만연해졌고, 성은 결혼생활 안에서 헌신이나 의무조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화는 예상치 못한 임신에 대한 임신부의 선택권으로 이어졌고 결국 낙태에 우호적인 문화를 만들어냈다”면서 “급기야 92년 대법원에서 낙태를 합법이라고 인정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벤트렐라 부회장은 “이후 젠더 이데올로기는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별을 존중할 필요가 없다는 사상으로 발전했고 성이 남녀밖에 없다는 전통적 견해를 적대시하고 반감을 일으키도록 했다”면서 “미국에선 이 단계를 넘어선 뒤 2015년 동성결혼이 합법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법에 따르지 않고 동성애자의 권리와 존엄을 존중한다는 명목으로 법을 통해 동성혼을 결혼에 포함시키고 그것을 보장해주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 결혼은 더 이상 남녀 관계가 아니며, 서류상 남편 아내 아버지 어머니 자녀 등에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름만 올리면 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개탄했다.

벤트렐라 부회장이 소속된 ADF는 미국과 전 세계 기독교 신앙을 법률로 수호하는 비영리 기독 법률가 조직으로 1993년 설립됐다. 그는 미국 헤이스팅스법대에서 법학 석사학위, 화이트필드신학대에서 교회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아이다호주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0년 ADF에 합류했다.

벤트렐라 부회장은 “젠더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평등법, 차별금지법은 성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며, 법률기관의 허가만 받으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녀, 가족에 대한 건전하고 합법적 인식을 무너뜨리고 인간성까지 말살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헌법기관과 법률기관이 생물학적 가족 위에서 부모의 양육권과 교육권 등 모든 결정권을 행사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죄가 무엇인지 말하지 못하게 하고 침묵하라고 강요하는 시대에 한국의 크리스천은 성경이 말하는 의와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포항=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