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렌털 서비스’… 여성 엔지니어 뽑고 구독 사업까지

입력 2019-09-24 04:07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일정액에 오랫 동안 빌려 쓰는 ‘렌털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렌털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한 업체는 선입견을 깨고 여성 엔지니어를 고용해 렌털 서비스에 품질을 높였다. 렌털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는 업체도 나왔다.

현대렌탈케어는 여성 엔지니어를 공개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의 설치와 수리를 책임지는 엔지니어는 그동안 ‘금녀(禁女)’의 영역이나 마찬가지였다. 전자제품 설치에는 남성들이 더 적합하다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그런데 업계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여성들이 엔지니어직군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현대렌탈케어는 “최근 엔지니어 모집 공고 시 경력단절 주부나 20대 여성들로부터 여성 모집 여부를 묻는 등 엔지니어직종에 대한 여성 구직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대렌탈케어도 여성 엔지니어가 오히려 이용자의 동선 등 세심한 면을 배려하는 점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10여년 전부터 정수기 렌털 서비스를 이용해 온 주부 A씨(61)씨는 “남성 수리기사가 꺼려진 것은 아니지만 이것저것 묻거나 요구할 때는 아무래도 청소해주는 여성 직원이 편하고 일처리도 알아서 잘해줬다”고 말했다.

렌털업계는 최근 5년 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G마켓은 이날 올해 들어 거래된 렌털 서비스가 5년 전인 2014년 같은 기간 대비 448%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안마의자는 435% 증가했고 의류건조기(111%), 공기청정기(106%)도 2배 이상 신장세를 보였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안마의자는 1089%, 공기청정기는 4124% 늘었다.

렌털 품목은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다. G마켓 소비자들은 식기세척기와 음식물처리기, 커피머신, 에어프라이어, 인덕션 등 각종 주방가전 용품부터 LED마스크, 드라이기 등 미용기기까지 렌털 업체에서 빌려 썼다. 반려동물 용품인 펫드라이룸과 척추온열의료기기, 눈 마사지기, 그림, 식물 등 다양한 품목이 인기를 끌었다.

렌털산업의 사업 모델이 입증되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받는 구독 서비스로도 발전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최근 40여개 브랜드, 160여개에 이르는 프리미엄 육아 제품을 구독하는 ‘묘미 베이비페이스’ 사업을 시작했다. 육아용품 3가지를 원하는 만큼 이용하되 매달 1개씩 교체할 수 있어 구독 형태로 분류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유아용품은 위생관리가 중요한데 롯데렌탈은 그동안 이 분야 사업에서 관련 역량을 쌓아 왔다”며 “렌털 사업 역량을 구독 사업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