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의 기세… 임성재, 시즌 두번째 투어 만에 정상 근접

입력 2019-09-24 04:08
임성재가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연장 18번 홀에서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임성재(21)와 세바스티안 무뇨스(26·콜롬비아)의 티샷이 모두 온 그린에 실패했다. 이어진 두 번째 샷에서 둘의 표정이 엇갈렸다. 임성재의 샷이 조금 더 좋지 않았다. 무뇨스의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살짝 미치지 못한 곳에 놓였다.

임성재의 샷은 관중석과 그린을 가르는 담장 바로 앞으로 떨어졌다. 스윙만 겨우 가능할 정도의 협소한 공간에서 임성재의 세 번째 샷은 홀컵으로부터 두 걸음쯤 떨어진 곳에 멈췄다. 무뇨스의 샷은 이보다 반걸음쯤 가까웠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임성재의 파 퍼트는 홀 왼쪽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우승을 놓쳤다고 직감한 듯 임성재의 표정이 굳었다. 무뇨스는 이어진 퍼트에서 공을 홀컵 안으로 정확하게 집어넣었다. 연장 18번 홀(파4)에서 무뇨스가 파 세이브에 성공하고 우승을 확정하자 임성재는 무뇨스에게 다가가 모자를 벗고 악수를 청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임성재가 23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했다. 임성재는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 컨트리클럽(파72·7248야드)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기록, 공동 5위였던 순위를 공동 1위까지 끌어올렸다. 최종 합계는 18언더파 270타. 무뇨스와 동타였다.

정규 라운드의 마지막 홀인 18번 홀에서 곧바로 시작된 연장전에서 결국 웃은 쪽은 무뇨스였다. 연장에 앞선 이 홀에서 약 4.5m 거리의 만만치 않은 버디 퍼트에 성공해 기어이 임성재와 동타를 만든 무뇨스는 침착하게 파를 지켜 승리했다. 자신의 47번째 투어 출전에서 차지한 생애 첫 번째 우승이다. 상금 118만8000달러(약 14억2000만원)를 손에 넣었다.

임성재는 투어 첫 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PGA 사상 최초의 아시아 국적 신인왕을 수상한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재확인했다. 14~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16번 홀(파4)에서 약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쥐었을 때, 그의 이름은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임성재의 투어 최고 성적은 지난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3위. 올 시즌 두 번째 투어인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 수확한 준우승은 최고 성적이 됐다. 이제 투어 첫 승도 머지않았다. 임성재는 연장전을 마치고 “최종 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내 연장전까지 들어갔지만 패배해 아쉽다. 그래도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임성재와 함께 PGA 투어 첫 승을 노렸던 안병훈(28)도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3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