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대문과 현관 사이에 작은 화단이 딸린 공간이 있다. 그런데 길고양이들이 담을 타고 넘어와 쓰레기봉투를 헤집어 놓기 일쑤였다. 배고픈 고양이들을 위해 사료를 주기 시작했다. 한데 신기한 일이 생겼다. 그날도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남편이 현관문 앞에 쥐가 죽어있다며 놀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참 별일도 다 있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죽은 쥐를 집 근처 땅에 묻었다. 그런데 얼마 뒤 똑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남편은 인터넷 검색을 하다 ‘화들짝’ 놀랐다.
인터넷에 원인은 내가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은 특히 암고양이들은 사료를 얻어먹거나 어떤 도움을 받게 되면 그 감사함의 표시로 쥐를 잡아 선물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신기했다. 여기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짐승도 받은 은혜에 감사하고 보답하는데 나는 내 생명을 주관하시고 모든 생활에 은혜 부어주시는 하나님께 얼마나 어떻게 감사하며 살고 있는지….’
눈을 지그시 감고 회개 기도를 드렸다. 다시 한번 하나님, 모든 일상에 감사하게 됐다.
듣고 말하고 혼자 힘으로 화장실을 다닐 수 있다는 것, 몸에 걸친 옷,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하나부터 열까지 감사가 아닌 것이 없었다. 이렇게 내게 각성을 선물해준 고마운 그 고양이 ‘샤샤’는 현재 우리 집에 살고 있다.
며칠 뒤 한 마리는 외롭다며 ‘렉돌’이라는 품종의 예쁜 새끼고양이를 동서가 분양해주었다.
남편은 암고양이 두 마리와 나까지 포함해 우리 집은 3대 1로 남자가 약세라며 농담했다. 하지만 얼마 뒤 우리 집 남녀 비율은 열세도 우세도 아닌 동등한 상황이 됐다.
사연은 이렇다. 2층 사는 딸과 사위가 자동차 보닛 안에 고양이가 있다며 내게 고양이 간식을 좀 달라고 찾아왔다. 간식으로 유인해 고양이를 꺼내는 데 성공했다. 까만 털에 목둘레와 다리만 하얀 털이 있는 귀여운 녀석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자동차 안에 한 마리가 더 있는 게 아닌가. 그 녀석도 간신히 꺼내보니 줄무늬가 있고 씩씩해 보이는 얼굴이란다.
태어난 지 갓 두 달이나 됐을까. 어미를 잃고 헤매다 따뜻한 자동차 보닛 안으로 기어들어 간 듯했다. 두 녀석 다 마르고 기운이 없어서인지 울음소리도 가냘펐다.
내 가슴팍으로 파고드는 녀석들이 안쓰럽고 불쌍했다. 결국 두 마리 다 키우기로 했다.
딸은 자기 자동차 이름이 티볼리니까 까만 녀석은 ‘티볼리’, 줄무늬 녀석은 ‘본네트(보닛)’로 이름을 짓자고 했다. 사위를 포함한 우리는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두 마리 다 수컷이었다. 이렇게 해서 현재 우리 집은 3대 3으로 남녀 비율을 맞췄고 대가족으로 살고 있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한다.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하나님. 오늘도 저는 인생이라는 소풍 길에서 사랑의 보물찾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일보 독자 여러분. 제 부족한 간증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래 부르고 주의 복음 전할 테니 관심 부탁드려요.(호호)”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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