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우리에게 주신 달란트, 그 은혜 나누며 살아가야죠”

입력 2019-09-24 18:50
듀엣팀 ‘마음과마음’ 채유정(왼쪽)과 임석범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고 싶다고 말한다. 마음과마음 제공

1985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노래 ‘그대 먼 곳에’는 불후의 명곡으로 남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추억하며 리메이크 돼 불린다. 이 노래를 부른 듀엣팀 ‘마음과마음’ 임석범과 채유정을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연습실에서 만났다.

-가수의 길은 어떻게 가게 됐나.

임석범=중학교 2학년 때 꿈이 세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음반을 내는 것, 두 번째는 책을 한 권 쓰는 것이었으며, 세 번째는 교회를 건축하는 거였다. 그때부터 가수의 꿈을 갖고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생 때 각종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를 나갔는데 덜컥 1등을 하게 됐고 데뷔했다. 가수를 하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 가능했던 것 같다.

채유정=사실 가수는 생각지도 않은 길이였다. 음반만 내면 유명인이 되는 줄 알았다. 석범씨가 활동을 짧게 하고 방위로 군복무를 하게 됐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니, 같이 노래를 하자고 했다. 자연스럽게 1년이 넘는 시간을 같이 연습했다. 그러다 보니 현재까지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

-K팝 열풍이 세계적으로 뜨거운 데 반해 7080세대 가요는 쇠락해가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임석범=7080세대 가요라는 말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1970~80년대에 활동했던 가수들이라는 이미지로만 생각하는데, 그저 그 시대에 노래를 시작했고 포크에 기반을 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음악을 열심히 해왔지만 분명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다. 기획사나 매니저, 음반사에서 알아서 해주리라는 생각에 많이 젖어있기도 했다. 이젠 욕심을 버리고 작은 무대든 큰 무대든 참여하고 불러주는 곳이 없더라도 계속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채유정=요즘 K팝 후배들이 세계에서 큰 활약을 한다. 후배들이 7080세대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하고, 영역이 다르지만 서로 공존하면서 선배들의 음악을 바탕으로 후배들이 잘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아 보기 좋다. 7080세대와 현세대의 뮤지션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하면 자연스레 7080세대 음악도 잘 전달될 것 같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어떤 사역을 감당하고 있나.

임석범=경기도 용인시 수지에 있는 아름다운동산교회를 섬기고 있다. 달란트로 받은 것이 음악이기에 그동안 작은 교회에 가서 찬양사역을 했다. 조금 더 큰 꿈이 있다면 가수들끼리 모여서 예배드리고, 가수들이 갖고 있는 달란트를 사정이 어려운 작은 교회를 위해 나누고 싶다.

-기도 제목이 있다면.

임석범=항상 기도할 때마다 은혜를 달라고 한다. 무언가 부족하면 그것을 달라고 기도하는데 사실 가만 보면 주님께서 은혜를 충분히 주고 계시다. 은혜를 구하는 기도보다 은혜 주신 것에 대해 감사기도를 하고 싶고 주신 은혜에 감사한 시간을 가질 수 있길 기도한다.

채유정=요즘 한국교회가 위기인 것이 젊은이들이 교회에 많이 없다. 물론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세상이 돌아가지만 크리스천이 점점 없어지는 현실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예수님이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것과 대한민국 기독교인들이 많이 늘어나길 기도한다.

-앞으로의 비전이나 소망이 있다면.

임석범=후배 뮤지션 중에 음악을 하다가 나이가 들어 가정을 이루면 자기 음악을 하기 어려운 경우를 많이 본다. 혼자 음악하기 어려우면 모여서 하면 쉽지 않을까 해서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에는 편곡하는 사람, 곡을 쓰는 사람, 연주하는 사람 등 여러 달란트가 있는 사람들이 있어 부족한 부분을 서로 해주다 보니 쉽게 음악을 할 수 있다. 앞으로는 후배들과의 콜라보 작업도 확대해 볼 예정이며 싱글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

채유정=기독교인으로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음악을 하고 있는데 세상 노래를 하다 보니 언제 하나님 노래를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한 교회에서 섭외가 들어와 찬양을 불렀다. 큰 은혜를 받았고 이후 시골에 있는 작은 교회에 찬양을 드리러 나가고 있다. 찬양곡을 정말 정성 들여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양연우 드림업 기자 burning199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