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일교차 큰 날씨엔 자칫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1년간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는 횟수는 평균 5~8회 정도다. 감기에 한 번 걸리면 평균 10일 정도를 앓는다고 했을 때 아이가 태어나서 만 10세까지 500~800일 가량 감기로 인한 열, 콧물, 기침으로 고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자주 감기에 걸리고 합병증으로 고생해도 실제 감기에 대해 모르는 부모들이 많다. 평생 함께하는 감기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감기를 잘 알아야 한다.
손을 자주 씻고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스스로의 면역 체계로 감기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경험을 맛보도록 해야 한다.
보통 감기에 걸리면 열이 먼저 오르고 재채기와 함께 맑은 콧물이 나오다가 불투명하고 노란빛을 띠는 화농성 콧물로 변한다. 기침은 가장 나중에 나타나 감기 시작 후 12~14일 무렵에 사라진다. 이러한 감기의 증상별 경과를 모두 겪어야만 비로소 감기를 완전히 이겨낼 수 있다.
그런데 부모들은 고열에 대한 공포감으로 항생제나 해열제 같은 약을 성급하게 먹인다. 열은 외부에서 침투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해 우리 몸이 잘 싸우고 있다는 증거다. 39도 이하의 열에서 아이의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고 잘 지낸다면 감기를 이겨내고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경과를 지켜보며 치료를 진행하도록 권장하고 싶다.
한방에서는 아이가 좀더 수월하게 감기를 이겨내도록 도와주는 치료를 진행한다. 콧물이나 가래가 쉽게 배출되도록 돕고, 뜸이나 침으로 코의 혈액순환을 도와 부기를 빼주고 염증을 가라앉혀 준다.
가정에서는 소화가 잘 되는 따뜻한 유동식을 먹이고 온·습도가 적절히 맞춰진 실내에서 편안히 쉬면 급성 증상은 2~4일이면 가라앉는다. 콧물이 나면 코가 막히지 않도록 수분 섭취와 실내 습도에 신경 쓰고, 기침을 하면 상체를 일으켜세워 앉혀 가래 배출이나 호흡을 편안하게 해준다.
가래가 심할 경우 등을 통통 두드려주거나 배와 도라지 즙을 내어 떠먹이는 것도 방법이다. 감기를 지금 막 시작했다면 유자차, 생강차를 따뜻하게 마시게 하면 좋다. 감기를 이겨내는 것은 약이 아닌 아이의 면역력이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장선영 왕십리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