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개막한 KBO리그에서 깨지지 않는 공식이 있다. 80승에 가장 먼저 도달한 팀은 모두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했다. 양대리그 체제였던 1999~2000년을 제외하고 정규시즌 80승에 선착한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100%다. 15번 중 15번 모두였다.
올 시즌 ‘80승 선착=정규시즌 우승’ 공식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SK 와이번스의 극심한 부진 때문이다. SK는 지난달 30일 삼성 라이온즈를 누르고 80승에 선착했다. 그런데 SK는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연속경기 2경기에 이어 지난 2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패했다. 5연패에 빠졌다. 최근 10경기 성적이 2승8패에 불과하다. 138경기를 치러 84승1무53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률은 0.613이다.
SK가 극심한 부진에 빠진 사이 2위 두산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22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대 6으로 패하긴 했지만, 앞서 4연승을 달렸다. 현재 83승55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률 0.601이다. 선두 SK와는 1.5경기 차이가 됐다.
3위 키움도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다. 키움은 141경기를 치러 84승1무56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은 0.600으로 1위 SK와는 1.5경기차, 2위 두산과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1리가 뒤지고 있다.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선 1~3위 순위가 모두 바뀔 수 있는 형국이다.
현재로선 SK만이 자력 우승할 기회를 갖고 있다. SK 잔여 6경기에서 전승을 한다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다. 만약 SK가 5승1패를 기록하게 되면 89승1무54패가 된다. 승률 0.622다. 2위 두산이 잔여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게 된다면 89승55패가 된다. 승률 0.618이 된다. 키움이 잔여 3경기를 전승하더라도 87승1무56패, 승률 0.608이 돼 우승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SK가 4승2패를 거두게 되면 88승1무55패로 승률 0.615가 된다. 두산이 6전 전승했을 때 승률 0.618보다 낮아지게 된다. 또 SK가 3승3패를 거두면 87승1무56패로, 승률 0.608이 된다. 두산은 5승1패를 거두게 되면 88승56패, 승률 0.611로 SK를 앞선다.
종합해보면 SK가 잔여 6경기에서 최소한 5승 이상을 거둬야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게 된다. 다만 2패 이상을 당하면 다양한 확률 게임이 전개된다. 최악의 경우 3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할 수 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SK는 ‘80승 선착=정규시즌 우승’이라는 공식을 깨는 첫 팀이 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김영석 선임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