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한국, 매출 비중 작아도 중요한 시장”

입력 2019-09-23 04:04
화웨이는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린 옌시아 한국화웨이 대외협력 및 홍보 본부장, 멍 샤오윈 CEO, 송카이 화웨이 본사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 최종배 한국화웨이 대외협력 및 홍보 이사. 화웨이 제공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5G 관련 산업을 주도하는 한국이 ‘테스트 베드’ 기능을 하는 동시에 부품 공급원으로서도 중요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송카이 화웨이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국 언론과의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활발하게 5G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 국가”라며 “화웨이가 개발자 지원 등에 향후 5년간 15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하는데, 여기엔 한국 시장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CEO)인 멍 샤오윈 지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00분의 4 정도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국제 공급망)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최근 B2B(기업 간 거래) 영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품을 판매하는 ‘톱5’ 업체로 꼽힐 정도로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화웨이가 밝힌 지난 4년간 국내 부품 구매액은 25조원에 달하며, 이 중 지난 한 해 구매액만 12조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시장에서의 판매 위축이 불가피해 지금과 같이 ‘큰손’ 역할을 이어갈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역시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자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는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린 영향으로 향후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화웨이는 최근 미국 제재에도 국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멍 지사장은 “한국 시장에 공급하는 유·무선 전송장비는 미국 부품에 전혀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재로 인해 화웨이가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서버 장비 등에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자사 칩셋인 ‘어센드(Ascend)’와 ‘쿤펑(Kunpeng)’으로 미국산 부품의 대체가 가능해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란 입장이다.

국내외에서 보안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화웨이는 한국에서 검증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확대 개편해 정부와 업계,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5G보안협의회’에 협조할 뜻도 내비쳤다.

상하이=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