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와 관련한 망언이 또 나왔다.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최근 강의에서 위안부 문제는 ‘매춘의 일종’이며 일본이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니라고 발언한 사실이 밝혀졌다. 류 교수는 ‘매춘부와 위안부를 동급으로 보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결국은 비슷해”라고 답했다. 질문한 여학생에게 “지금도 그래요.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는 막말까지 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역사인식의 왜곡을 논하기 전에 기본적 성감수성이 떨어진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망발이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출간한 책 ‘반일 종족주의’를 비롯해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편향된 역사인식이 잇따라 표출되어 매우 유감스럽다. 이철순 부산대 교수는 위안부 문제가 뒤늦게 부풀려졌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고, 정상혁 충북 보은군수도 위안부 배상 문제와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당사자들은 “진의가 왜곡됐다”는 등의 해명을 내놨지만, 역사사실을 왜곡한 점만으로도 호된 비판을 면키 어렵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에 대해서는 1993년 고노 요헤이 일본 관방장관이 담화를 통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92년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는 “글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에 대해 충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한다”라고 밝혔다. 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96년에는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위안부에 대해서 사죄했다.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문에도 “군의 관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돼있다. 당시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 측은 아베 총리의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위안부와 관련한 망언은 피해 당사자들의 아픈 상처를 헤집고, 또다시 가해를 하는 행위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다 네덜란드 여성들까지 관련된 국제 인권이슈를 왜곡하고 전쟁범죄를 정당화하는 행태다. 이런 사안에 황당한 역사관을 근거도 없이 들이대는 건 혐오스럽다. 류 교수 발언이 알려진 뒤 해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도 여야 없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류 교수는 속히 사과하고, 관련 기관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사설] 위안부가 매춘이라니, 잇따르는 망언 개탄스럽다
입력 2019-09-23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