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차가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추구했다고 하면 크게 세 가지 걱정거리가 떠오른다. 존재감을 뿜어내는 소음과 진동, 결코 좋다고 할 순 없는 승차감, 그리고 투박한 디자인. 그래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기아자동차가 ‘국산 대형 SUV의 자존심’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프리미엄 대형 SUV ‘모하비 더 마스터’를 이달 초 출시했다(사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소유하던 차로 유명해진 모하비는 국산 SUV 치고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마니아층이 있는 차다.
전장 4930㎜, 전폭 1920㎜, 전고 1790㎜, 휠베이스 2895㎜에 달하는 차체는 직선의 느낌이 강했다. 다소 단조로운 외관과 달리 인테리어엔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12.3인치 대형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퀼팅 나파가죽은 정통 SUV보다는 세단에 가까웠다.
시승은 인천에서 경기도 양주에 이르는 왕복 약 170㎞ 구간에서 이뤄졌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국도, 도심 주행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는 코스였다. 마침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부어 ‘전천후 SUV’를 체험하는 시간이 됐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f·m의 V6 3.0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는 힘있게 빗속을 뚫고 나갔다. 육중한 외관과 달리 민첩한 주행감은 불균형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가장 놀란 점은 기존의 정통 SUV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조용한 실내였다. 정통 SUV 스타일인데다 디젤 모델만 출시됐다고 해서 사실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진동도, 소음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 하나의 반전은 운전 편의성이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기능을 비롯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은 이제 정통 SUV에 대한 개인적인 선입견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판매가격은 플래티넘 트림 4700만원, 마스터즈 트림 5160만원부터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