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20일부터 일선 검사와의 대화 나선다

입력 2019-09-20 04:05

법무·검찰 개혁을 강조하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첫 ‘검사와의 대화’에 나선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일선 검찰청을 방문, 검사·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다. 다만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사와 달리 이번 ‘검사와의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19일 법무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20일 의정부지검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일선 검찰청을 방문, ‘검사와의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의정부지검에는 지난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근무 중이다. 조 장관은 검찰 제도와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행사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진솔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이라며 “참석률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3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가졌던 ‘전국 평검사와의 대화’는 많은 관심을 받아 생중계됐는데, 정부와 검찰의 충돌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조 장관은 지난 16일 “장관이 직접 검사 및 직원과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를 9월 중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검사들이 있음을 감안해 온라인으로도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한편 조 장관 가족을 수사 중인 검찰은 소환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검찰은 조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나 조 장관의 자녀들이 정식 방문 절차를 밟아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게 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사진기자들이 즐비한 서울중앙지검 1층 정문을 통과시킨다면 사실상 ‘포토라인’에 세우는 격이 된다는 것이다.

검찰의 이런 고민은 피의사실 공표 방지, 피의자 인권 보호 등 검찰 수사 방식을 둘러싼 여러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최근 여권과 조 장관 지지자들은 “검찰이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피의 사실 공표를 하고 있다”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검찰이 조 장관 가족에게 그동안의 관행을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는 것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