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웰 “한·일 갈등 해결 적극 관여… 한쪽 편 들기는 힘들어”

입력 2019-09-20 04:03
사진=DPA연합뉴스

데이비드 스틸웰(사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은 한·일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한쪽 편을 들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미 상·하원 외교위원회에 연이어 출석해 한·일 갈등, 북핵 문제 등에 답변했다. 그는 상원 외교위에서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역할과 관련해 “우리는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나는 (차관보 부임 이후) 두 달 반 동안 (한·일) 양측의 우려를 대처하기 위해 카운터파트들과 협력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며 “가장 최근에는 8월 초 (한·미·일) 3자 회담을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가 언급한 3자 회담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지난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틸웰 차관보는 하원 외교위 소위에서는 “우리가 (한·일 중) 한쪽 편을 들거나 한쪽에 다소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기는 힘들다”면서 “해결책은 (과거를) 뒤돌아보는 것을 멈추고 그들 자신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협력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또 상원 외교위에서 공화당 코리 가드너 의원이 ‘북한이 핵무기를 여전히 생산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답했다. 그는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하원 외교위 소위원장이 북한에 이산가족을 둔 한국계 미국인과 북한 주민들 간의 북·미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묻자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비교적 무명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담당 대통령 특사를 지명한 데 대해 미국 언론들은 외교안보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명 후 캘리포니아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선 뒤 “우리는 힘을 통한 평화를 기대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 언론들은 오브라이언의 발탁 배경을 크게 네 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는 ‘외교 실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추천이다. 2018년 5월부터 인질 담당 특사로 일하면서 그는 미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폼페이오 장관과 발을 맞춰왔다.

두 번째는 싸움꾼이었던 전임 볼턴과 전혀 다른 성품이라는 점이다. WP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드라마 같은 일(문제)’을 겪고 싶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팀에게 오브라이언은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세 번째 이유로는 오브라이언이 이란에 대해선 매파라는 부분이다. 한때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브라이언 훅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이란에 대해 강경하지 않다는 이유로 낙마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오브라이언의 아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브라이언이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에 두고 “대통령의 지원이 없었다면 인질 석방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고, 지난 4월엔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위대한 인질 석방 협상가”라는 트위터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