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51)] 한국YWCA연합회 한영수 회장

입력 2019-09-20 00:01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명동길 한국Y 사무실에서 ‘북한어린이돕기 캠페인’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매일 1000원씩 한 달 3만원이면 북한 아이들을 위해 분유 2통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한국YWCA연합회가 2011년부터 진행한 ‘내 식비의 10분의 1을 북한 어린이와 함께’ 캠페인은 기독교의 사회적 십일조 운동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쌀을 나눴던 교회의 성미(誠米) 제도와 일맥상통합니다.”

서울 중구 명동길 한국YWCA연합회(한국Y)에서 지난 17일 만난 한영수(69) 한국Y 회장은 한반도 평화 공동체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선 남북 간 갈등 해소와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나눔 참여를 통한 시민단체 차원의 인도적 지원은 지속해야 한다고 봤다.

한국Y는 1982년 ‘사람과 평화의 일꾼으로 삼으소서’를 주제로 전국 정오 기도회를 시작했다. 또 북한 YWCA 재건 운동 등을 펼치며 평화운동에 주력했다. 한국Y는 1922년 창립된 이후 북한의 8개 지역(선천 평양 진남포 해주 재령 개성 원산 함흥)에 YWCA가 존재했다. 한국Y는 1980년대 이후 북한 YWCA 재건을 결의하고 기도와 지원 운동을 해왔다.

수해와 가뭄으로 북한에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90년대 중반, 한국Y의 ‘분유 보내기 운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96년 ‘어머니의 마음을 북한 어린이에게’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97년 25t의 분유를 북한에 지원했다.

북한 어린이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분유에서 내복 쌀국수 학용품 의약품 보내기 운동으로 확대했다. 평화통일기도회, 평화캠프, 탈북민 상담실, 포럼, 거리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의 평화운동을 해왔다. 한 회장은 “평화운동이 현재까지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정동제일교회 등 한국교회와 성도들, 여성단체, 시민들이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019년 유엔이 발표한 북한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아동 5명 중 1명이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식량 생산량은 전년 대비 50만t이 감소한 495만t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적다. 북한 인구의 43%인 1090만명은 인도주의적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 가임기 여성의 빈혈 유병률도 31.2%나 된다.

한 회장은 “한반도에 평화와 긴장 분위기가 반복되고 있지만 아이 손을 잡고 분유 보내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시민들, 어린이집에서 북한 어린이를 위해 동전을 모은 아이들을 봤다”며 “여전히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뜨거운 마음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제재가 완화되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인도적 지원도 절차와 요건이 까다로워져 한국Y도 지난 3월 신의주에 분유를 전달한 게 마지막이었다.

“식량권은 인간의 기본적인 인권입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조차도 그 목적이 인도적 지원사업 저해에 있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의 인도적 지원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시급히 조성돼야 합니다.” 한 회장은 간절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