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지원사령관에 전제용 공군 소장… 기무사 역사 통틀어 첫 비육군 출신

입력 2019-09-20 04:04

5개월간 공석이었던 군사안보지원사령관에 전제용(53·사진) 공군 소장이 내정됐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와 안보지원사 전신인 국군기무사령부 역사를 통틀어 처음으로 비(非)육군 출신 사령관이 탄생한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비육사 선호 기류에다 공군 출신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 취임 이후 두드러진 공군 출신들의 약진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19일 “안보지원사령관에 현 안보지원사 참모장인 전 소장을 중장으로 진급시켜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소장은 제103기무부대장, 제606기무부대장 등 안보지원사 주요 직위를 거친 군 방첩과 방산 보안 분야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전 소장은 공군사관학교 36기다.

안보지원사령관 자리는 남영신 전임 사령관이 지난 4월 지상작전사령관에 임명된 뒤 5개월간 비어 있었다. 지난 5월 전반기 장성급 장교 인사에서도 안보지원사령관 인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 소장은 지난해 9월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해 안보지원사 첫 참모장에 임명됐다. 지난 4월부터는 안보지원사령관 직무대리 역할을 맡아왔다. 이번 사령관 승진에 따라 1년 만에 ‘원 스타’에서 ‘스리 스타’로 진급하는 이례적인 케이스다.

내부 승진인 이번 인사에는 기무사 개혁으로 어수선했던 부대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지난 5월 경기도 과천의 안보지원사 사령부 철조망이 훼손됐는데, 안보지원사 측은 ‘기무 개혁’에 불만을 품은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군 관계자는 “기무부대에 몸담아 온 전 소장은 기무 개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앞으로도 부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개혁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공사 30기인 정 장관 취임 이후 군 인사에서 공군 출신들이 대거 중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에 공사 31기 정석환 예비역 소장이, 합동참모본부 차장에 공사 33기 최현국 중장이,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에 공사 34기 이성용 중장이 기용됐다. 국방부 검찰단장에는 이수동 공군 대령이 임명된 바 있다. 군 일각에서는 “안보지원사령관까지 공군 출신으로 임명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인사가 미뤄졌다”는 뒷말도 나돈다.

신임 안보지원사 참모장은 현 안보지원사 1처장인 박재갑(학군 35기) 해군 준장이 소장으로 진급해 맡게 됐다. 기무사·안보지원사의 사령관과 참모장이 모두 비육군으로 꾸려진 것도 처음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