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도 국가검진 포함해 간경변·간암 환자 줄이자”

입력 2019-09-22 17:48
이상헌 교수는 간경변과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C형간염의 효과적 관리를 위해 국가 건강검진 포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태현 쿠키뉴스 기자

“간경변과 간암으로 발전하는 C형간염을 하루빨리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이상헌 간담췌내과 교수의 말이다. ‘국가검진의 사각지대, C형간염을 말하다’란 타이틀로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정책토론회에서 이 교수는 국가 건강검진에 C형간염이 조속히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C형간염은 B형간염과 비교해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게 사실이었다. 간이 굳어 제 기능을 상실하는 간경변과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간암의 원인이 됨에도 병 진행 과정에서 이렇다 할 증상이 없어,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이미 손쓸 도리가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 C형간염의 특징이다. 문제는 유병률이 낮아 건강검진에 포함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자리에서 이 교수는 ‘C형간염 현황 및 국내 최초 민간 주도 C형간염 퇴치 위한 검진·치료 사업 사례’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의 부적절한 감염관리로 인한 재사용 주사기 및 수술도구 등이 감염의 원흉이 된다는 것. 최근에는 문신 및 피어싱, 수지침 등으로도 C형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C형간염 바이러스는 간단한 소독으로 깨끗해 졌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감염 관리의 어려움과 감염 위험성을 경고했다.

무엇보다 C형간염이 위험한 이유는 간질환에 의한 사망자 중 절반(48%) 가까이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게 의료의 주요 미션인 만큼 간질환에 있어 생존율 상승은 주요한 과제”라며 C형간염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C형간염에 걸리면 일부 건강한 환자의 경우 자가 치료되기도 하지만, 중장년층부터 노령층 등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의 경우 대부분 만성간염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만성간염은 간암으로 악화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만성간염-간경변-간암-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 C형간염”이라며 “B형간염은 예방접종으로 인해 질병 발생을 억제할 수 있지만, C형간염은 예방접종이 없고 조기발견을 위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사회가 고령화에 접어들고 있는 현 시점에서 C형간염은 더욱 큰 위협이 된다. 환자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증상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간염의 추가적 전파를 멈추고 모든 간염 환자들이 안전하고 감당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한다’는 기조로 적극적 질환 퇴치를 권고하고 있다.

이 교수는 40대 이상을 대상으로 국가검진에 C형간염 항체검사 포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 접근성을 높여야만 환자가 다른 환자에게 C형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C형간염은 진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감염확진을 비롯해 환자의 건강증진 및 추가 감염 예방을 위해 조기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간학회가 구례군과 함께 실시했던 무증상 환자에 대한 진단 및 예방 사업과 관련, 사업 시행과정에서 여러 한계와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검진 사업 비용효과성을 고려할 때, 국가검진에 C형간염이 포함되는 등의 보건당국의 좀 더 선제적 질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