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 나홀로 호황… 공유경제 대표 우뚝

입력 2019-09-22 17:52
중고나라는 모바일사용자의 인기 앱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품 라이프사이클 ‘마지막’을 담당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사용자가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한 다음 처치곤란이 된 제품들이 쓰레기가 아닌 또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주로 벼룩시장이나 플리마켓 등 오프라인에서 보이던 모습들이 IT 기술에 힘입어 모바일에서 재현되고 있다.

중고시장은 개인간 거래가 많아 시장 규모를 정확하게 추산하기 어렵다. 다만 유통업계는 지난해 기준 중고시장 규모를 중고차 시장을 제외하고도 20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중고거래가 점점 활발해지는 이유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도 있지만 그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유’보다 ‘사용 경험’에 의미를 두는 소비 행태의 근본적인 변화 때문이다. 공유경제에 익숙한 이들은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현재 내가 사용하지 않는 책, 가구, 가전제품은 필요가 없어지면 미련없이 중고시장에 내 놓는다.

특히 대표적인 중고거래플랫폼인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은 각각 ‘1인 마켓’과 ‘지역 커뮤니티’라는 서로 다른 전략으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해 국내 최대 규모 중고거래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한 ‘중고나라’는 중고거래 빅데이터가 17년 이상 축적된 카페를 앱에 연동시켜 거래액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독자적인 모바일 앱 출시 첫 해인 2016년 881억원, 2017년 2943억원, 2018년 3421억원 등 연간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앱 부문에선 거래액 2317억원을 기록해 이 추세로 보면 올해 4600억원 이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시 3년 만에 5배 이상 성장이다.

중고나라의 주요 콘셉트는 ‘누구나 돈 버는 중고나라’다. 1700만명의 회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판매 채널이라고 여기고 모두가 이 플랫폼에서 수익을 얻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모바일 회원 페이지도 ‘1인 가게’ 콘셉트로 장사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예상수익, 단골손님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1인 가게’의 성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는 지난 4월 중고나라 앱에 출시한 신뢰인증 개인장터 ‘평화시장’이다. 개인이 중고나라 ‘인증셀러’로 등록한 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품이 아닌 중고나라가 공급하는 새 상품들을 판매자들이 중개자가 되어 연결하는 역할이다. 상품 공급과 배송은 중고나라가 맡기 때문에 판매자는 무자본으로 시작해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부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기에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누구나 쉽게 영상을 찍어서 올릴 수 있기 때문이었던 것처럼 평화나라도 아무 자본을 들이지 않고 무자본 창업을 할 수 있어 부업에 관심 많은 직장인과 주부들이 많이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2015년 7월 출시된 당근마켓은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 800만, 월간 방문자 수(MAU) 300만명이 이용해 업계 2위로 성장했다. 최근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주목 받았다.

‘당신 근처의 마켓’이란 뜻을 담고 있는 ‘당근마켓’은 사용자의 실제 거주 지역에서 중고 물품을 직거래하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중고물품 거래뿐 아니라 지역 관련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커뮤니티 형성’에 힘쓰고 있다. 동네 인증, 매너 평가, 거래 후기 등을 통해 이용자가 상대방의 매너 점수를 확인하고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중개해 주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시장 확장성이 무한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업체들 간 경쟁하기보다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을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쿠키뉴스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