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막말하며 상처만 주던 가족들… 엄마의 교회 출석 계기로 변화돼

입력 2019-09-23 00:09

세 자매 중 쌍둥이 둘째로 태어난 나는 엄한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친구와 술을 좋아한 아빠는 하루 저녁에 소주를 40병씩 드셨고, 얼굴조차 거의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지인들에게 보증을 서 줘서 빚은 점점 늘어나 엄마와 늘 다투셨다. 그 불똥은 우리에게 튀었다. 엄마의 기준치에 못 미치거나 신경을 건드리면 수시로 짜증을 냈고 때론 매도 맞았다. 언니랑 싸울 때나 성적표가 나왔을 때 걷기가 힘들 정도로 맞은 적도 있다.

엄마는 매일 화내고 언니는 종 부리듯 하고. 나는 정말 필요 없는 존재라는 생각에 거리를 방황하며 가족들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아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엄마의 말에는 귀를 닫았고 언니에게는 막말로 받아쳤다. 대화도 없고,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불안 속에 가족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비참했다. 자신에 대한 애착도, 자신감도 다 사라졌고 가족과 마음의 담을 쌓고 우울하게 지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정반대 모습의 가면을 쓰고 지내 선생님들과 친구들은 모두 나를 인정해줘 자연히 밖으로만 나돌았다.

그런데 중학교 때 한마음교회에 다녀오신 엄마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고 놀랍게 변했다. 짜증도 안내고 원망하던 아빠를 위해 매일 기도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빠도 예수님께 돌아왔다. 아빠는 하루아침에 술을 끊고 집에 일찍 들어오셨고 ‘딸, 우리 어디 놀러 갈까?’ 하는데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부모님의 사랑을 처음 받으니 내 마음도 조금씩 열렸다.

중2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교회에 다녔다. 중고등부 수련회 때 180도 변화된 친구의 간증을 듣고 ‘나도 저렇게 변하고 싶다. 정말 나도 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생겼다. 그러다 고3 때 드디어 말씀이 들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보이지 않는 하나님, 그리고 천국과 지옥이 실제 있다는 것을 확증할 수 있는 증거가 바로 부활이라는 말씀이 선명히 들렸다. 예수님께서 성경대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사실은 역사에도 정확히 기록돼 있었다.

‘예수님이 진짜 부활하셨구나!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나님이시고 나의 주인이시구나!’ 부활이 선명해지며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섰다. 부활로 모든 것을 이뤄주신 분을 믿지 않고 버티고 있던 악랄한 자신이 보였다. 충격이었다. 나는 그대로 엎드려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내가 주인 되지 않겠습니다.” 온몸으로 그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 채워지니 그동안 쌓였던 열등감과 모든 상처가 사라지고 가족들에 대한 남아 있던 벽들도 한순간에 허물어졌다. 엄마는 그동안 미안했다며 나를 꼭 안아주셨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간절한 내 기도에 응답해 주셔서 언니도 예수님을 영접해 시한폭탄 같던 성격이 온순해졌다. 몇 년 뒤 막내도 예수님을 주인으로 고백하며 집안은 드디어 평화가 찾아왔고 TV 소리 대신 대화와 웃음소리와 찬양이 울려 퍼졌다. 아빠는 교회 식당과 주차 봉사로, 엄마와 우리는 주일학교 교사와 말씀 정리로, 동생은 중고등부 설교 말씀 정리자로 각자의 위치에서 기쁨으로 교회 공동체를 섬기고 있다.

중학생 멘토링을 할 때 어머니와 단둘이 살며 소통이 되지 않는 아이를 만나 그 힘든 상황 속에 같이 들어가 마음을 같이 하며 복음을 전했다. 예수님이 자신의 주인이라고 감격해 하는 아이를 볼 때 감사의 눈물이 나왔다. 지금 나는 교회 대학생 기숙사에서 일꾼으로 영혼들과 함께 생활하며 함께 기도하고 함께 말씀 보며 끊임없이 복음을 전한다.

자기의 문제에만 갇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상처만 주던 가정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사랑이 흘러넘치는 가정으로 변화된 것을 생각하니 정말 꿈만 같다. 엄마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 살아가게 해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린다.

강효원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