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세상일에만 최선 다하던 골퍼… 수련회 통해 주님과 동행하는 삶

입력 2019-09-23 00:08

5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어린이성가대, 교회 반주, 여름성경학교나 각종 행사에도 앞장서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전도왕도 항상 내 차지였다. 수영 선수였던 어머니와 농구 선수였던 아버지 영향으로 운동신경을 타고나 중학교 1학년 때 골프채를 잡았다. 오전 수업만 받았지만 성적도 항상 상위권이었다.

남다른 열정으로 중학교 때 도 대회를 제패했고 전국대회에서도 늘 상위권이었다. 21세에 KLPGA(한국프로여자골프협회) 정회원이 돼 시합을 다녔다. 고등학교 때 돈 걱정을 하는 부모님의 대화를 듣고 골프 경비를 벌기 위해 고3 말에 레슨 아르바이트를 해 한 달에 약 300만원을 벌어 어머니께 드렸다. 그러나 체격과 체력의 열세로 대성이 어렵다는 판단에 2년의 투어 생활을 접고 서울에서 본격 레슨을 해 한 달에 500만원에서 700만원까지 벌어 어머니께 드렸다. 주변에서는 능력 있고 돈도 잘 버는 효녀라고 칭찬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석사 학위와 교원자격증까지 취득하자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며 나를 인생의 롤 모델로 하는 후배까지 생겼다. 그러다 25세에 한 골프 채널 아나운서 모집에 지원했는데 최종 면접 2명까지 올라갔지만 미모에 키도 큰 여자프로에게 밀렸다. 대학원 졸업 얼마 후 결혼하고 8년의 레슨생활을 접었다. ‘내일부터 난 뭘 하지?’ 하는 생각에 삶의 불안감이 밀려왔다. 프로골퍼도, 석사의 학벌도 소용없는 데다 돈도 벌지 못하니 남은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다. 내 삶과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완전히 무너지며 ‘이러다가 우울증으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다 겨울 수련회에 참석했다. 복음 전하는데 올인하는 어느 자매의 간증도 아무 느낌이 없는 자신에 충격을 받았다. 그때 아버지께서 하나님과 상관없는 길을 걸었다는 얘기를 했다. 그 말씀이 ‘나는 너를 알지 못한다’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렸다. 그대로 하나님께 엎드렸다. 목사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해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는 말씀을 찾아주실 때 바로 제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3년 동안 수많은 기적과 표적을 보고도 배신했던 제자! 그 겁쟁이들이 목숨을 내놓고 부활을 증거하는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 ‘아! 수없이 들었던 예수님의 부활이 진짜였구나! 그 어떤 믿음도 부활이 아니면 무너질 수밖에 없구나!’ 그제야 지식뿐이었던 내 신앙의 실체를 정확히 알게 됐다.

제자들의 삶을 통해 성경대로 부활하신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이심이 확증됐다. 그리고 도마처럼 ‘당신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십니다’라고 고백했다. 예수님은 죽은 자와 산 자의 주가 되려고 부활하셨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바로 나의 주인이셨다. 나의 삶도, 시간도, 물질도, 가족도, 생명까지 모두 주님의 것이었는데 내가 주인 돼 내 마음대로 믿음과 상관없이 살았던 모습이 정확히 보였다. 나는 눈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셨다.

예수님이 주인이 되니 영원한 것을 위해 달려가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찼다. 사도행전 20장의 사명의 말씀을 받으며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곳을 허락해 달라고 간절히 엎드렸다. 골프장에 다시 나가 고린도전서 15장 3, 4절 말씀이 적혀 있는 명함을 주며 레슨도 하고, 프런트 일도 봐주고, 요리도 도와주며 복음을 전했다. 교회에서는 공동체와 함께 새벽을 깨우며, 또 유치부에서 아이들과 함께 기쁨의 시간을 보낸다.

열심히 교회에 다녔지만 하나님과 전혀 상관없이 힘들게 살았던 내가 지금은 주님과 동행하며 매일 매일 천국의 삶을 살고 있다. 내게 맡겨주신 이 생명보다 귀한 사명을 가슴에 품고 교회 공동체와 함께 오늘도 기쁨과 감사로 영혼을 살리기 위해 달려갈 것이다.

김신혜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