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질된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로버트 오브라이언(사진) 인질문제담당 대통령 특사가 임명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외교·안보 정책을 관장해 대통령에게 전하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오브라이언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은 변호사 출신으로 부시 행정부 시절 처음 공직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인질 문제와 관련해 법적 자문 및 협상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스웨덴에서 폭행 혐의로 구금됐던 미국 래퍼 A$AP 로키의 석방에 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외교 현안에 대한 의견 차이로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이후 후임을 물색해 왔다. 그리고 지난 17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볼턴 전 보좌관 후임으로 고려하고 있는 후보군 5인을 공개했다. 당시 오브라이언 외에 릭 와델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키스 켈로그 전 중장, 프레드 플라이츠 전 NSC 비서실장, 리사 고든-해거티 에너지부 원자력안보국장이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브라이언 특사를 “환상적”이라고 했고, 와델 전 부보좌관에 대해서는 “많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국무장관과 함께 외교·안보 분야 ‘투톱’을 이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오브라이언이 낙점됐다. 오브라이언은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면담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당초 후보로 거론됐던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국무부 부장관으로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안보 전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이날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해 8월 대북특별대표로 지명돼 폼페이오 장관과 북·미 실무협상을 총괄해 왔다.
비건 특별대표가 승진해 부장관이 되면 미국의 북핵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로긴은 비건 대표가 부장관에 오르더라도 대북 실무협상 수석대표 자리를 겸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그에 대한 북한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긴은 다만 공식 인사 발표 전까지는 비건 특별대표의 승진이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는 당국자들의 얘기도 함께 전했다.
장지영 권중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