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석 금통위원 “기준금리 인하 여력 충분”

입력 2019-09-19 04:21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 제공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며 물가상승률 하락세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신 위원은 18일 서울 중구 삼성본관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경제 상황에서 필요한 금리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 금리 수준이 문제가 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정책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은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조동철 위원과 함께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추구)로 분류된다. 그동안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때마다 일관되게 인하 의견을 냈다.

신 위원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 안정에 부여한 가중치는 우리나라 물가 수준이나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하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좀 더 높았다”며 “이제 우리 경제는 새로운 상황인식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신 위원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지난해 1월~올해 8월 평균 물가상승률은 1.1%로 마이너스 수준인 일본 덴마크 다음으로 낮았다. 반면 기준금리(1.5%)는 미국(2.125%)과 캐나다(1.75%)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신 위원은 가계빚이 크게 불어나 금융 건전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금융 안정에 더 무게를 둬야 하지만 한국은 그보다 저물가 장기화가 우려되는 만큼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한다.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 들어 0%대를 지속하다 지난달 -0.038%로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화 당국이 저물가 해소에 초점을 맞추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을 2% 아래로 하락시킬 위험이 있는 장기간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문제”라며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통화 당국의 금리정책을 무력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한은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예상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로 2002년 2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신 위원은 “통화정책 담당자로서는 외면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