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양돈 농가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ASF 발병이 확인되면서 “삽시간에 전국에 퍼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심 때문이다. 게다가 ASF 발병 농장을 출입한 차량이 강원도는 물론 경북 칠곡의 농장까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확산 우려는 한층 더 커지는 분위기다.
경기도 북부지역은 ASF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는 18일 파주와 연천을 비롯해 포천, 동두천, 김포, 강원도 철원 등 6개 시·군을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집중적으로 방역하기로 했다. 6개 시·군 간 공동방제단을 꾸리고 소독차량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중점관리지역 내 돼지농장의 돼지반출금지 기간을 기존 1주에서 3주로 연장한다. 경기·강원지역 축사엔 임신진단사나 수의사 등 치료 목적 이외의 사람이 출입하는 것도 제한된다.
경기도와 맞닿은 강원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파주 농가를 거친 8대의 차량이 강원도 철원 18개, 홍천 5개, 화천 3개, 양구 1개 등 27개 농장 등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들 차량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6일 사이 도내 농가를 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ASF 발생 농가와의 거리가 60㎞(파주)에서 30㎞(연천)로 하루 만에 절반으로 줄면서 초긴장 상태다. 도는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설치한 11개 거점소독시설을 12개소로 늘리고, 통제초소도 6개소에서 10개소로 확대했다. 앞서 멧돼지로부터의 감염을 예방키 위해 비무장지대(DMZ) 차단 방역을 시행하고, 특별관리지역 51개 농가에 울타리 설치를 완료했다.
경북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ASF가 확진된 연천 농장을 지난 2일 출입한 축산 차량이 1주일 뒤인 9일 칠곡의 한 농장에 돼지를 공급하기 위해 들렀다. 경북도는 전국 이동 중지 명령이 해제되면 해당 농가에 방역 전문가를 투입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혈청 검사도 할 방침이다.
돼지고깃값도 들썩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8일 수도권 돼지고기 평균 경락가격은 ㎏당 6598원으로 전날 5812원보다 786원 올랐다. 이틀 사이 무려 2394원이나 오른 것이다.
철원=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