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의 최전선에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측이 주장하고 있는 보안 우려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화웨이는 향후 인공지능(AI) 컴퓨팅 시장에서 선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5년간 15억 달러(약 1조785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켄 후(사진) 화웨이 순환회장은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화웨이 커넥트 2019’에서 “일각에서 화웨이의 5G 장비와 솔루션의 보안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증거가 하나도 제출되지 않았다. 이는 증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어떤 기술을 개발하든 간에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기술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화웨이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주요 국가에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의 배제를 요구하고 있다.
켄 후 회장은 “화웨이는 칩셋이나 솔루션을 포함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장비 제공업체로 거듭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AI 데이터는 더욱 믿을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키아 등과 글로벌 5G 장비 계약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화웨이는 이날 전 세계 5G 상용 계약을 60여건 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서 AI 클러스터 제품인 ‘아틀라스(Atlas) 900’을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장치 단계부터 생성된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AI 인프라 솔루션을 아우르는 화웨이의 플랫폼으로, 자사 AI 프로세서(칩셋)인 ‘어센드(Ascend)’ 시리즈로 구동된다. 어센드 수천개의 위력을 합친 것으로 평가되는 아틀라스 900은 AI 컴퓨팅이 적용되는 천문학, 기상 예보,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 연구와 비즈니스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란 설명이다. 켄 후 회장은 “아틀라스 900을 이용하면 20만개 이상의 행성을 10초 만에 스캔할 수 있다”며 “이는 과거 약 169명이 해야 했던 작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작업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이 같은 AI 기술 발전의 기반에 컴퓨팅 기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개방형 시스템 구축을 위해 향후 5년간 개발 프로그램에 15억 달러를 더 투자함으로써 500만 개발자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상하이=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