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폐사하는 ‘돼지 흑사병’ 아시아 발병국 9개국으로 늘어

입력 2019-09-18 04:03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른다. 아시아 지역의 ASF 발병국은 한국을 포함해 모두 9개국으로 늘어났다.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국내에서 유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일 기준으로 아시아 8개국에서 6372건의 ASF가 발생했다고 17일 밝혔다. 중국에서 160건(홍콩 3건 포함)이 발병했다. 몽골(11건)과 베트남(6083건) 캄보디아(13건) 라오스(94건) 미얀마(3건) 필리핀(7건)에서도 ASF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ASF는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다. 바이러스가 옮긴다. 다행히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만 감염된다. 한번 걸리면 무조건 폐사하기 때문에 돼지 사육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 최근 중국에서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로선 예방과 확산 차단이 유일한 ‘치료법’인 셈이다.


ASF는 1920년대부터 아프리카에서 발병했다. 초기에는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존재했다. 이후 1960년대 스페인 포르투갈로 퍼졌고, 이를 근절하는 데만 30년 이상 걸렸다.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섬에는 1978년 이후 현재까지 풍토병으로 남아 있다.

최근 유럽을 시작으로 ASF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ASF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시기를 2016년이라고 판단한다. 몰도바에서 발병한 이후 체코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등으로 확산됐다. 이후 러시아 연방의 일부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자리 잡으면서 아시아 지역으로도 번졌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첫 발병사례가 나왔고 올해 1월 몽골, 2월 베트남, 3월 캄보디아, 5월 홍콩과 북한으로 퍼졌다. 지난 9일 필리핀에서 9건이 발생하면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