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일리톨껌이 우리나라에 처음 출시된 것은 2000년 5월이다. 북유럽 스타일 복장을 한 외국인이 “휘바 휘바”(핀란드어로 ‘잘했다’는 뜻)를 외치는 TV 광고가 빅히트를 치며 강렬하게 등장한 롯데자일리톨껌은 올해로 스무살이 됐다.
그 때까지 껌은 입가심 용도였다. 하지만 자일리톨 성분이 치아를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알려지면서 껌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다양한 맛과 향의 껌이 주류를 이뤘던 시장은 자일리톨껌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렇게 국내 껌시장을 뒤흔들며 등장한 롯데자일리톨껌은 연 평균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며 안정적인 입지를 굳혀왔다. 올해는 누적 판매량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자일리톨껌은 2000년대 초반 웰빙 열풍에 힘입어 원료인 ‘자일리톨’이 치아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게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었다. 이후 실제로 치아 건강에 도움을 주는지 기능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2004년 식품의약품안정청이 ‘핀란드산 자일리톨’을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2008년부터는 일반식품인 자일리톨껌에도 ‘충치예방’이라는 문구를 넣을 수 있었다. 그러다 2017년 감사원이 과대광고라고 지적하면서 ‘충치예방’ 문구는 포장에서 삭제하게 됐다.
자일리톨의 기능성 논란은 지난해 다시 정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핀란드산 자일리톨을 비롯해 기능성 원료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핀란드산 자일리톨은 ‘충치발생위험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받았다. 플라그 감소나 산생성 억제 등의 기능성은 삭제됐지만, 일일 섭취 권장량이 하루 10~25g에서 5~10g으로 바뀌었다. 충치 감소에 도움을 주는 양이 자일리톨껌으로 따졌을 때 하루 12~28개에서 6~12개 분량으로 축소됐다. 많이 씹지 않더라도 충치발생위험 감소에 도움을 주는 측면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셈이다.
자일리톨이 알려진 시기는 1890년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설탕이 부족해지면서 대용품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고, 당뇨병 환자용으로 쓰이다가 1970년대 초부터는 충치예방에 좋은 천연 감미료로 인정받았다. 자일리톨은 설탕보다 3~4배 달지만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균이 섭취해도 충치를 만들어내지 못 한다는 게 특징이다. 뮤탄스균이 자일리톨을 계속 섭취하면 에너지가 소모돼 움직임이 약해진다는 주장도 있다.
롯데제과는 최근 100% 핀란드산 자일리톨을 원료로 만든 ‘자일리톨 프로텍트’와 ‘자일리톨 화이트’를 출시했다. 광고 마케팅에도 변화를 줘서 초창기 자일리톨껌 붐을 일으키는 데 한 몫을 한 ‘휘바 휘바’를 다시 등장시켰다. 배우 이순재(사진)씨가 초창기 롯데자일리톨껌 광고와 비슷하게 핀란드의 장수 노인처럼 분장하고 나와 밝고 유쾌한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들에 유쾌한 광고까지 더해져 롯데자일리톨껌이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