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의원 “여야에 절대 善은 없다” 여당내 자성 목소리

입력 2019-09-17 04:05
사진=뉴시스

김해영(사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공개석상에서 “여야에 절대 선(善)은 없다. 저부터 반성하겠다”며 정쟁을 거듭하는 정치권을 향해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전 딸 문제가 불거졌을 때 “진심 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던 김 최고위원이 또다시 소신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국회는 여야 간에 생산적 토론은 없고 진영 대결만 남았다”며 “‘우리가 절대 선이고 너희는 악’이라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말만 옳다고 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결국 합리적 토론과 설득 과정은 사라지고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떨어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여야가 진영 대결로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다”며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민생 국회, 격차완화 국회, 다가올 미래사회를 대비할 국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야 간 협치가 제대로 되지 않고, 민생조차 정쟁의 도구가 되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점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조 장관을 엄호하는 민주당에 대한 충고 아니냐는 시각에는 “전혀 아니다. 일반론적인 발언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인한 국회 파행부터 ‘조국 정국’까지 20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난항을 겪는 국회를 보며 초선 의원으로서 느낀 소회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당에서 처음으로 조 장관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난달 23일 당대표·최고위원 취임 1주년 공동 기자회견에서 “딸의 논문과 입시 부분은 적법·불법 여부를 떠나 많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교육은 우리 사회의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수단이 돼야 하는데 현실은 부모 재력이 자녀의 학력·소득으로 대물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강조해왔던 당내 청년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의 청년정책 컨트롤타워인 청년미래연석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 구성원 모두에게 하는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에 나와 “민주당 소신파로 박용진·김해영·금태섭 의원에 대해 언론에서는 의로운 분들처럼 치켜올렸다”며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이 있다는 것은 민주당이 괜찮은 정당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당에 기여하시는 분들”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부산 연제가 지역구인 김 최고위원은 20대 국회 지역구 의원 중 최연소(42세)다. 지난해 7월 최고위원으로 당선되며 최연소 당 지도부 타이틀도 얻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험지로 분류되던 연제에서 재선 의원이던 당시 새누리당 김희정 전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김 최고위원은 사법연수원생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부산에서 시보생활을 했다. 그때 인연을 맺어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 캠프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가현 박재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