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웨이브’ 내일 출범… “2023년 가입자 500만 목표”

입력 2019-09-17 04:04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서비스를 통합해 선보인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wavve)’가 출범을 알리며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공세 속에서 국내 미디어 콘텐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는 16일 서울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18일 출범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콘텐츠 확충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500만 유료가입자와 50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 3사의 ‘푹(POOQ)’과 SK텔레콤의 ‘옥수수(oksusu)’를 통합해 탄생한 웨이브는 콘텐츠 역량을 보유한 방송사와 마케팅 역량을 갖춘 이통사의 결합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고, 통신사의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국내 OTT보다 파괴력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웨이브는 초기 투자 유치를 통해 마련된 자금을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과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오는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자체 콘텐츠 구축에도 나선다는 목표다. 지상파 3사의 대작 드라마에 투자함으로써 방송 편성과 함께 OTT 독점 VOD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웨이브는 기존 푹의 복잡한 요금체계를 단순화하고 이용자 혜택을 늘렸다. 요금제는 월 7900~1만3900원으로 9500~1만4500원인 넷플릭스와 비슷하다. 이용자들은 베이직(HD), 스탠더드(FHD), 프리미엄(UHD 포함 최상위 화질) 3종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스탠더드·프리미엄 요금제는 넷플릭스처럼 계정 하나로 여러 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동시접속 회선을 제공한다.

또 웨이브 월정액 상품 가입자는 1000여편의 영화와 ‘미드’를 시청할 수 있고, SK텔레콤 5G 기술을 활용한 프로야구 멀티뷰, VR 콘텐츠와 e스포츠 채널도 즐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국내 진출을 예고한 해외 OTT보다 경쟁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애플이 ‘애플TV 플러스’ 가격을 4.99달러(약 5900원)로 낮게 책정했고, 디즈니도 ‘디즈니 플러스’ 가격을 6.99달러(약 8300원)로 잡는 등 해외시장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가격 경쟁이 한창이다.

콘텐츠 면에서 볼 때 웨이브의 기존 서비스로는 경쟁력이 높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들이 독점 보유한 콘텐츠가 우위에 있으며, 오랜 시간 다양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축적한 디즈니 역시 콘텐츠 강자로서 주도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웨이브가 국내 미디어 콘텐츠의 ‘질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크다. OTT 간 가입자 확보 경쟁이 콘텐츠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전체 미디어 시장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국내 OTT산업을 선도해 콘텐츠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는 선순환구조에 기여하고 전체 미디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