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최고경영자(CEO)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인적쇄신을 통해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재도약하자는 의지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새 CEO에 정호영(사진) LG화학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8년간 LG디스플레이를 이끌었던 한상범 부회장은 최근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가 이를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CEO 교체가 이뤄졌다. 정 사장은 17일부터 집행임원으로 업무를 시작하며,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CEO를 교체한 건 새 CEO에게 조직을 정비하고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라는 LG의 인사원칙을 반영하고, 새로운 사령탑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재정비하는 한편, 조직 분위기를 쇄신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를 바라는 한 부회장의 뜻을 존중해 사퇴 의사를 이사회가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LG전자 영국법인장을 거쳐 주요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CFO로 재직하며 사업전략과 살림살이를 책임진 바 있어 디스플레이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자진 사퇴를 선택한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LG디스플레이 CEO로 취임한 후 그해 2분기부터 2017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일등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