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부활 확증 전해준 남친과 결혼… ‘흔들리지 않는 신앙’ 얻게 돼

입력 2019-09-16 00:07

어려서부터 의지가 강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고 청소년기에는 남다른 책임감으로 교회에서 신앙심이 좋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 대학 때 하나님의 십자가 사랑에 감격해 아프리카행을 결심했다. 믿음 없는 부모님은 눈물로 만류했지만 내 의지를 꺾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아프리카로 떠나 선교에 헌신했지만 친구도 가족도 없는 외로움의 고통으로 멍하니 누워 천장에 붙어있는 도마뱀만 쳐다보기도 했다. 인터넷도 잘 안 되고 일주일간 샤워를 못 하기도 하고 정전으로 자주 음식이 상하는 등 삶의 고통도 심했다. 현지인들은 빨랫줄에서 양말에 속옷까지 훔쳐서 현지인 룸메이트에게도 늘 스트레스를 받았다.

힘들수록 하나님께 의지했지만 그분은 나와 너무 멀리 계신 분만 같았고 몸과 마음은 지쳐 찬양도 말씀도 마음에 닿지 않았다. 학벌과 명예를 다 팽개치고 부모님 마음에 못을 박고 달려왔는데 예수를 모르는 사람처럼 힘없이 무너지는 자신이 비참했다. 그렇게 3년을 버티고 귀국해 직장에 다녔다. 어느 날 거래처 사람과 식사를 하는데 기도하는 내 모습을 보고 하나님이 존재하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느냐고 물었다. 너무 당황스럽고 정신이 아찔해 ‘기도에 응답하신 것으로 알 수 있다’고 얼버무렸다. 답 모르는 답을 한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며칠 후 남자 친구를 만나 같은 질문을 해봤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예수님의 부활’이 증거라고 확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사도행전 17장 31절 말씀을 꼭 마음에 새겨두라고 강조했다. 이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어디라도 갈 마음에 남자 친구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처음 간 교회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마침 교회에서 결혼식이 있었는데 천 명이 넘는 성도들이 자기 일인 듯 한마음으로 축하하며 기뻐했다. 그들은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 너무 달랐다. ‘고민해봐, 연구해봐, 기도해봐’라는 말이 아니라 큰 확신으로 ‘비밀의 열쇠’가 있다고 했다. ‘어떻게 딱 정답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그런데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들까지 자신과 기쁨에 찬 얼굴들을 보며 그 정답이 뭔지 너무 궁금해졌다.

그날 밤 한 언니와 함께 2000년 전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있었던 일을 추적해 보았다. 죽음이 두려워 도망갔던 제자들이 한 ‘사건’을 기준으로 변해 순교까지 하게 된 것. 그 사건은 바로 예수님의 부활이었다. 초대교회 모습 현장을 내 눈으로 보는 순간 내 신앙의 실체가 드러났다. 언니의 부활 확증으로 ‘흔들리지 않는 신앙’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내 가슴에 딱 꽂혔다. ‘내 신앙과 저들의 신앙은 도대체 뭐가 다를까?’ 그때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갔던 제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증거!’ 그것이 문제의 답이었다. 머리에만 있던 부활이 드디어 내 가슴에 내려왔다.

예수님을 뒤로하고 내가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만 헤아렸던 모습이 보였다. 그건 예수님을 버리고 내가 주인 된 너무나 큰 죄였다. 그 죄를 대신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 앞에 그 엄청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모셨다. 드디어 나는 이 땅에서 처음으로 천국의 삶을 누리기 시작했다. 이 부활 사건을 전하는 것이 내게 주신 사명임을 알게 되자 바로 달려나가 복음을 전했다. 하나님이 다 내려놓으라고 하실 것 같다며 결혼을 고민하는 친구는 부활로 모든 문제가 풀렸다.

그리고 내게 처음 부활의 예수님을 전해준 친구와 결혼하고 남편 직장을 따라 멀리 터키에 와 있다. 예수님과 제자들의 발자취가 생생히 남아 있는 성지를 돌며 감사와 감격에 젖는다. 내가 어디에 가든 아프리카에서와 같은 힘든 신앙생활이 아니라 기쁨 속에 참 자유로움을 누리며 이 땅에서 영혼 구원에 온 마음과 사랑을 쏟으며 살아갈 것이다.

양소영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