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가는 비행기 안. 출발을 기다리다가 창문 밖을 보니 활주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반가운 인사다. 여행의 마지막을 배웅 받는 느낌이었다.
지상조업. 그 명칭은 일반인에게 생소하지만, 누구나 한 번씩은 목격한 직업이다. 조업사 직원들은 비행기가 이착륙하는데 필요한 업무들을 도맡아 한다. 수화물 운송과 탑재, 급유, 비행기 점검, 램프(계류장)로 비행기를 안내하고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조업 업무의 경우 1달간 안전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며, 160시간 현장교육 이수 후에 수화물 차량 등 장비 운용이 가능하다. 계류장에 출입하려면 테러 등의 위험에 대비해 신원조회가 필수이고 외국인은 해당 업무가 제한된다.
국내선 기준 1대의 비행기가 다음 운항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은 평균 15분 내외다. 계류장으로 들어온 비행기는 승객과 수화물을 내린 뒤, 전반적인 점검과 급유가 이뤄진다. 이후 다음 목적지를 향한 승객 탑승과 수화물 탑재를 한다. 마지막으로 활주로의 방향으로 비행기를 밀어놓으면 출발 준비 완료다. JAS 김형균 사원은 “승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 때 보람을 느낀다”며 “안전하면서도 짧은 시간 내 철두철미한 출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업 업무는 유달리 날씨에 민감하다. 여름이면 가마솥 활주로의 온도와 비행기 엔진에서 나오는 열이 가세해 몸은 땀으로 흠뻑 젖는다. 겨울이면 폭설이 문제다. 날개에 쌓인 눈을 빨리 치워야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다. JSA 램프파트 박찬호 대리는 “이러한 환경에서 저희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정시에 비행기를 보내는 일이다”고 전했다. 매년 공항 이용객수가 늘어나고 항공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이를 도와주는 지상조업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사진·글=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